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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 — 책·집안일·스마트폰 통제, 직접 겪어본 결과

by jamieseo1999 2026. 5. 6.

공부 잘하는 아이들
공부 잘하는 아이들

영재고, 과학고에 간 아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선행학습이나 타고난 머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부모와 대화가 잘 되고, 집안일을 하고, 스마트폰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세 가지를 집에서 어떻게 실천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정리합니다.

롤달 책 한 권이 아들과 저를 이어줬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라서 Roald Dahl이라는 작가를 잘 몰랐습니다. 마틸다라는 영화는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서점에서 우연히 마틸다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보다 책이 훨씬 좋았습니다.

 

바로 준이에게 추천해줬습니다. 그런데 준이는 이미 그 작가를 알고 있었습니다. 마틸다는 아직 읽지 않았지만, 다른 책들을 읽었다며 오히려 저한테 찰리와 초콜릿 팩토리를 추천해줬습니다.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책을 추천받은 겁니다.

그래서 저는 찰리와 초콜릿 팩토리를 읽었습니다. 영어 원서 읽기는 항상 버겁게 느껴졌는데, 롤달의 책들은 술술 읽혔습니다. 영어로 완독한 첫 번째 책들이 됐습니다. 그리고 준이와 롤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장면이 재미있었는지, 이 캐릭터는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책이 대화의 시작점이 됐고, 그 대화들이 준이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공부도 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를 만드는 데 책이 좋은 매개체가 된다고 강조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신뢰와 소통의 기반을 만든다는 겁니다. 저는 그걸 몰랐는데, 롤달 책 한 권이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해줬습니다. (출처: Reading Agency UK)

 

집안일이 학교 준비물을 챙기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준이에게 집안일을 시켰을 때 반응은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왜 자기가 이걸 해야 하냐고, 짜증도 많이 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아이가 100퍼센트 이해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냥 습관이 되길 바랐습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정리. 식사 후에는 본인 식기를 부엌에 가져다 놓기. 밥 먹기 전에는 테이블 세팅 돕기. 처음엔 리마인드를 하지 않으면 자꾸 잊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매번 상기시켜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하는 날이 생겼고, 지금은 대부분 습관처럼 움직입니다. 여전히 귀찮아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하는 걸 보면 대견합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습니다. 준이가 평소에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었는데, 정리하는 습관이 들고 나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학교 준비물도 미리 알아서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일과 학습 준비가 연결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정리하는 습관이 자기 물건을 책임지는 태도로 이어진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문가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부자리 정리, 식판 정리 같은 작은 집안일을 시키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의 기반이 된다고 합니다. 스스로 할 일을 찾아 하는 습관이 공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겁니다. 집안일이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기 효능감과 책임감을 키우는 훈련이었습니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합니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는 이 감각이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일 때 형성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침대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세팅하는 작은 행동들이 아이에게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만들어줍니다. 그 감각이 공부에서도 작동합니다. (출처: Bandura, A., Self-Efficacy)

 

18살 전엔 스마트폰을 사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젯밤에 준이가 물었습니다. 자기도 폰을 가질 수 있냐고. 저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18살이 되기 전엔 사줄 수 없다고.

 

준이는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어른들도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기 쉬운데, 아이들은 자기 조절이 더 어렵습니다. 저나 남편의 폰을 가끔 사용하긴 하지만, 반드시 저희가 옆에 있을 때만 허용합니다. 무슨 영상을 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영상을 재생하는 구조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말 게임은 두 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보면 초등학생은 물론 더 어린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들이 다 있으니 우리 아이만 없으면 소외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소외가 두려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보다, 스마트폰 없이도 친구를 사귀고 스스로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아이가 더 단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에서도 우수한 아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 없거나 자기 통제를 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줬다 뺏는 것보다 처음부터 안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번 익숙해진 것을 다시 빼앗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선을 긋는 것이 나중에 생길 갈등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스마트폰과 스크린 타임이 아이의 수면, 집중력,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의 콘텐츠는 아이의 도파민 회로를 자극해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조절능력이 충분히 발달하기 전에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것은 그 발달 자체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출처: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결국 책을 함께 읽고, 집안일을 시키고,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 화려하거나 비싼 교육이 아닙니다. 매일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그 일들이 쌓여서 공부 잘하는 아이, 스스로 할 줄 아는 아이를 만든다는 것을 직접 겪으며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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