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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불공평하다고 화냈을 때 한 말 — 공정·감정·가치관

by jamieseo1999 2026. 6. 13.

아이가 불공평하다고 화냈을 때
아이가 불공평하다고 화냈을 때

아이들은 불공평하다는 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동생이 더 받았다, 친구는 됐는데 나는 왜 안 되냐, 왜 나만 안 되냐.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무조건 맞춰주면 버릇없어질 것 같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억울함이 쌓일 것 같습니다. 준이가 불공평하다고 화냈을 때 나눈 대화들을 이야기합니다.

왜 나만 안 되냐고 했을 때

준이가 여덟 살 때였습니다. 학교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갖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동갑인 사촌도 스마트폰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준이가 저에게 왜 나만 없어요?라고 했습니다. 다들 있는데 나만 없다는 것이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그 감정을 먼저 인정했습니다. 다들 있는데 나만 없으면 속상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준이가 잠깐 진정됐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엄마가 왜 아직 사주지 않는지 이유를 설명해줬습니다.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아이들이 스스로 조절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지금은 스마트폰 없이도 충분히 즐겁고 바쁜 삶을 살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준이가 그래도 불공평하다고 했습니다. 친구들은 되는데 나는 왜 안 되냐고. 그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집에서 하는 것이 우리 집 기준이 되지는 않아. 모두가 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야. 우리 집에는 우리 집 기준이 있어. 준이가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며칠 후 준이가 다시 꺼냈습니다. 엄마, 그래도 나중엔 사줄 거죠? 언제요?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라고. 언제가 그때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준이가 시간을 잘 쓰는 것을 보면서 판단할 거라고 했습니다. 준이가 그럼 잘 할게요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스마트폰 이야기는 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공평함에 대한 감각은 도덕 발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콜버그(Kohlberg)의 도덕 발달 이론에서는 초등 학령기 아이들이 규칙과 공평함에 매우 민감한 시기를 거친다고 설명합니다. 이 시기에 불공평하다는 감정을 인정받고, 동시에 기준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도덕적 판단 능력을 키웁니다. (출처: APA - Kohlberg Moral Development)

동생이 더 받았다고 화냈을 때

차 안에서 지안이와 과자를 나눠 먹는 상황이었습니다. 지안이가 어리다 보니 작은 봉지를 다 먹어도 더 달라고 해서 한 개를 더 줬습니다. 준이가 바로 반응했습니다. 왜 지안이는 두 개고 나는 한 개예요? 불공평해요.

그 순간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안이가 어려서 한 개가 모자랐어. 준이는 한 개로 충분하잖아. 같은 것을 줘야 공평한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주는 게 공평한 거야. 준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그래도 나도 하나 더 주면 안 돼요?라고 했습니다. 지금 배고파요?라고 물었습니다. 준이가 아니요라고 했습니다. 그럼 지금은 충분한 거네라고 했습니다. 준이가 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대화 이후 준이가 동생에게 왜 쟤만 더 받아요를 덜 하게 됐습니다.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예전보다 상황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생겼습니다. 지안이가 어리다, 지안이는 아직 못 하는 게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불공평하다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가르쳤습니다

불공평하다는 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 감정을 느끼지 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다루느냐입니다.

준이가 불공평하다고 화를 낼 때, 먼저 그 감정을 인정합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어라고. 그런 다음 왜 그 상황이 그렇게 됐는지 설명합니다. 납득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납득이 안 될 때는 그것도 인정합니다.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이게 우리 집 기준이야라고 합니다.

호주 학교에서도 비슷한 접근을 봤습니다. 아이가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 선생님이 바로 해결해주거나 반박하지 않습니다. 먼저 감정을 들어주고,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를 함께 생각합니다. 그 방식이 아이에게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한국에서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이 버릇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이 정한 것에 의문을 품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 그런데 저는 준이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면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표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건강합니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그 감정 이후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함께 배워가는 것입니다.

공정성 감각(Sense of Fairness)은 아이의 도덕 발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불공평하다는 감정을 인정받고, 동시에 세상이 항상 똑같지 않다는 것을 배우는 경험이 반복될 때, 아이는 더 유연하고 성숙한 공정성 감각을 갖게 됩니다. 불공평하다는 말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나누는 것이 그 발달을 돕습니다. (출처: Raising Children Network Australia - Fairness and Children)

준이가 불공평하다고 말할 때마다 완벽하게 대응하지는 못합니다. 피곤한 날은 그냥 그런 거야로 끝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알고 있습니다.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이유를 설명하고, 우리 집 기준이 있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 그것이 쌓이면서 준이가 불공평하다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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