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 아이는 오늘도 반팔만 입고 등교를 합니다. "추워~ 감기 걸려!! 얼른 옷 더 입고 와!" 참지 못하고 저는 결국 잔소리를 합니다. 아이는 들은 척도 않고 그대로 학교에 가요.
분리수면, 첫째 둘째 모두 실패한 이유
한국인 엄마로서 호주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육아 문화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어요. 수면 교육이 특히 그랬죠. 개인 생활, 부부 생활이 중요한 호주 엄마들은 분리 수면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크면 언제 같이 자보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은 한국에선 흔한 일이고요. 호주 친구들이 그럼 안 된다고 분리수면에 관한 책까지 사주며 저를 말렸어요.
아이를 낳은 후 병원에서 양육 환경을 체크하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하는데, 분리 수면에 대한 것도 꼭 물어봐요. 그래서 저는 따로 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죠.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되니까요. 지금도 저희 아들은 아빠랑, 딸은 저와 함께 자요.
호주 친구들은 깜짝 놀랄 일이지만 저희 가족에게 제일 맞는 방법이에요.
호주 육아, 겨울에도 반팔 입고 등교
아이가 커서 옷을 혼자 챙겨 입게 되니, 엄마의 손이 덜 가서 편한 것도 있지만 신경이 쓰입니다. 저는 추워서 옷을 꽁꽁 껴입었는데, 우리 아들은 반팔인 채로 학교에 갑니다. 매일매일 더 입어라 잔소리를 해도 아들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아이의 친구 엄마와 마주쳤어요. 친구도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채로 등교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하나도 안 추운가 봐요" 하고 인사를 건네니 그 엄마도 아이가 겉옷 입는 것을 싫어한다며 포기했다고 하더군요. 등교하는 남자아이들을 보니 반팔에 반바지 입은 학생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것도 문화 차이인가 싶더라고요.
그러다 교문 앞에서 교장 선생님과 마주쳤어요. "춥겠다~ 옷을 더 입어야 할 것 같은데"라고 하십니다. 그다음 날도 겉옷을 입지 않은 채 등교하는 아이에게, "그렇게 입고 가다가 교장 선생님이 보시면 옷 입으라고 하실 텐데"라고 하니 아이가 군말 않고 겉옷을 챙겨 입고 갑니다. 엄마의 백 마디보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더 효과가 있습니다.
아기 때는 입혀주는 대로 입던 아이가, 본인이 입고 싶은 것을 챙겨 입으니 손은 덜 가지만 잔소리할 일이 늘어나네요.
독립적이 되어 가는 아이들
아이들이 크면서 제가 무엇을 해주고 무엇을 혼자 하게 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도 큰일입니다.

이제 9살인 첫째는 웬만한 것들은 모두 혼자 할 수 있어요. 가끔 혼자서 밥을 차려 먹기도 해요. 부엌에서 음식 냄새가 나서 가보니 오믈렛을 만들어 먹고 있더라고요. 제가 옆에 있었으면 혹시나 어디에 데일까 봐 안절부절못해서 나서서 해줬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혼자서 오믈렛을 만들어 먹고 있는 아들을 보니 대견해집니다.
아직 5살인 둘째는 제가 보기에 아기 같아요. 학교에 데려다줄 때 줄을 서서 담임 선생님 따라 들어가야 합니다. 항상 담임 선생님이 나오실 때까지 아이와 함께 기다렸어요. 아이가 제 손을 꼭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죠.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엄마 그만 가도 돼~" 하고 혼자 성큼성큼 걸어 나갔습니다. 저는 오히려 맘이 놓이지 않아 같이 기다려주고 싶었지만, 아이가 계속 혼자 있을 수 있다고 제게 가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선생님께서 데리고 들어가길 기다렸죠.
그래도 화장실은 항상 함께 가야 해요. 충분히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극구 엄마나 아빠가 함께 가야 하죠.
아이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손을 놓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언제 해주어야 할지 매일매일 판단하는 것이 엄마로서 가장 큰 고민입니다. 모두가 좋다고 말했던 분리 수면 대신 함께 자는 것으로 우리 가족에게 제일 맞는 방법을 찾은 것처럼, 저희 아이들에게 가장 맞는 방법으로 아이들의 독립 성장을 도와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