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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호주 공휴일 즐기기 — 바비큐부터 Mother's Day까지

by jamieseo1999 2026. 8. 29.

호주에서 살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게 있다면 '여유로워졌다'는 거예요. 공휴일에 공원에서 바비큐를 하고 햇빛을 즐기면서 조용히 앉아 있을 때면 시간이 멈춰 있는 느낌이에요. "빨리빨리"를 외치던 제 한국인스러움은 사라진 것 같죠.

호주 공휴일, 공원 바비큐 6시간

매해 1월 26일은 Australia Day예요. 많은 가족들이 공원 혹은 각자의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이 정석같이 느껴지죠. 그래서 그때쯤이 되면 많은 마트들이 고기와 바비큐 관련 용품 세일을 많이 해요.

가족들과 바비큐파티 하던 날
가족들과 바비큐파티 하던 날

 

저희도 집 근처 공원에서 바비큐를 하며 보낸 적이 있어요. 아침 10시에 나가 바비큐 불부터 켜둬요.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바비큐 세팅을 해요.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기들은 미리미리 올려두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난감도 가지고 가요. 비눗방울, 공, 이것저것 챙겨 가죠. 정작 가지고 간 것들을 꺼내놓지 않을 때도 많아요. 공원에 널린 나뭇가지, 나뭇잎, 풀숲을 기어다니는 곤충들이 장난감이 되죠. 이러저리 뛰어다녀도 하루 종일 지칠 줄 몰라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공휴일이 되어 어디에 가려고 하면 교통 체증을 걱정해야 했던 것부터 기억나요. 반면 여기에선 그저 집 근처 공원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죠. 여유로운 삶이 이런 거구나 싶을 때예요.

Melbourne Cup Day

멜버른 컵 데이는 제가 사는 애들레이드에서는 공휴일이 아니에요. Adelaide Cup Day가 따로 있거든요. 경마 경기가 열리는 축제인데, 멜버른이 큰 도시이니만큼 규모도 훨씬 크죠. 공휴일이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추억들이 있어요.

 

호주 회사에 다닐 때였어요. 멜버른 컵이 워낙 큰 축제라 온라인으로 경마 투표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이벤트를 했죠. 멜버른 컵이 열리는 시간 동안 피자와 샴페인 등을 마련해서 직원들이 각자 걸고 싶은 말에 돈을 걸었어요. 물론 $5 정도로 작은 돈이요. 그리고 직원들 모두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보죠. 결승선 전에 모두 자기가 돈을 건 말들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을 해요.

 

모두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져 기억에 남네요.

Mother's Day & Father's Day

어버이날이 있는 한국과 달리 호주는 엄마의 날(Mother's Day)과 아빠의 날(Father's Day)이 있어요. Mother's Day는 5월에, Father's Day는 9월에 있죠. 공휴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날이에요.

 

두 아이의 엄마인 저에게도 Mother's Day는 특별하게 다가와요. 일요일 아침, 남편이 조식을 차려줘요. 매일 가족 중에서 제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 대신 그날은 제일 늦게 일어날 수 있죠. 남편은 제가 좋아하는 커피와 핫케이크를 아침으로 차려줘요. 아이들은 학교와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위해 만든 선물을 건네주죠.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첫째가 시처럼 적어준 엄마에 대한 내용들이었어요. 엄마와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좋고, 엄마가 해주는 계란볶음밥이 제일 맛있고, 엄마는 한국어를 할 줄 알고 등등의 내용이었죠. 아이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사랑해주는지 알 수 있었어요.

 

엄마가 책 읽어주는 시간이 좋다는 부분에서는 감동받았죠. 아무리 피곤해도 밤마다 책을 읽어준 것이 아이에게 좋은 시간이 되었구나,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매일매일이 똑같을 것 같지만, 공휴일 덕분에 조금 다른 형태의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며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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