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전쟁이 벌어지는 집이 많습니다. 일어나라는 소리에도 꼼짝 안 하고, 밥은 천천히 먹고, 가방은 안 챙겨지고, 결국 허둥지둥 나가거나 지각을 하거나. 저도 오랫동안 그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아침 루틴이 자리 잡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아침마다 소리를 질러야 했던 시절
준이가 2학년이 됐을 때였습니다. 7시 30분에 집을 나서야 하는데, 매일 아침이 혼란이었습니다. 6시 50분에 깨워도 눈을 뜨지 않았고, 간신히 일어나면 밥을 천천히 먹었고, 가방은 현관 앞에서야 챙겼습니다. 빨리빨리를 외치다가 지쳐서, 어떤 날은 그냥 제가 다 챙겨서 내보냈습니다. 그것이 더 빠르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준이는 아무것도 스스로 하지 않게 됐습니다. 엄마가 챙겨주니까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준이가 학교에서 준비물을 빠뜨리고 갔습니다. 선생님에게 혼났다고 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대신 챙겨주는 것이 준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챙기는 능력을 빼앗고 있었다는 것을요.
루틴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엔 순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일어나기 → 세수 → 아침 먹기 → 학습지 → 가방 챙기기 → 출발. 이 순서를 종이에 적어서 냉장고에 붙였습니다. 준이와 함께 만든 것이었습니다. 준이가 직접 그림을 그려서 순서를 표현했습니다. 자기가 만든 것이니 더 따르려고 했습니다.
루틴 연구에서는 아이가 루틴을 설계하는 과정에 참여할 때 그 루틴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외부에서 주어진 규칙보다 스스로 참여해서 만든 규칙을 더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냉장고에 붙인 루틴 표가 단순한 계획표가 아니라 준이의 것이 된 이유입니다. (출처: Self-Determination Theory - Autonomy Support)
처음 두 달은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루틴 표를 만들었다고 바로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한 달은 여전히 제가 상기시켜줘야 했습니다. 다음은 세수야, 이제 밥 먹어, 가방 챙겼어? 말하는 횟수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며 계속했습니다.
두 번째 달부터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준이가 냉장고 앞에 서서 다음 뭐예요?라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확인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작은 것 같지만 큰 변화였습니다. 주도권이 저에게서 준이에게로 조금 넘어가기 시작한 신호였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달에 슬럼프가 왔습니다. 루틴이 조금 잡히는 듯하다가 다시 흐트러졌습니다. 준이가 겨울이라 일어나기 힘들다고 했고, 학습지 양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아침 학습지를 둘러싸고 다시 실랑이가 생겼습니다. 그때 학습지 양을 조금 줄였습니다. 루틴 전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부분만 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다시 흐름이 잡혔습니다.
루틴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6개월쯤이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준이가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 먹고 학습지를 꺼내는 날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가끔이었다가, 점점 그런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완벽하게 매일은 아니었지만, 루틴이 준이 안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지안이의 아침은 처음부터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준이를 통해 배운 것을 지안이에게 처음부터 적용했습니다. 지안이가 어린이집을 시작할 때부터 아침 순서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물론 네 살 아이이니 복잡하지 않게 했습니다. 일어나기 → 세수 → 옷 입기 → 아침 먹기 → 가방. 딱 다섯 단계입니다.
지안이가 옷을 혼자 입으려고 하는 것을 기다립니다. 시간이 걸려도 빨리 입혀주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옷을 거꾸로 입고 나오기도 합니다. 그냥 뒀다가 나중에 알려줍니다. 지안이가 스스로 입었다는 경험이 쌓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준이 때 제가 다 해줬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침이 전쟁이 아닌 날이 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방향이 맞다는 것을 느낍니다. 루틴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 중간에 슬럼프가 온다는 것, 그래도 꾸준히 가면 결국 달라진다는 것. 6개월의 기록이 가르쳐준 것들입니다.
습관 형성 연구에서는 새로운 행동이 자동화되기까지 평균 66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평균이고, 아이에 따라 더 오래 걸리는 것이 정상입니다. 중간에 흔들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슬럼프가 왔을 때 전체를 포기하지 않고 조정해가며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루틴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출처: APA - Habit Formation and Behavior Change)
지금도 아침이 완벽한 날만 있지는 않습니다. 늦잠을 자는 날도 있고, 학습지를 빠뜨리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매일 전쟁은 아닙니다. 루틴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준이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 달라졌습니다. 6개월이 걸렸지만, 그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지금 아침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