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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 무료 놀이터 추천 (자연 놀이터, 피크닉, 아이와 갈 만한 곳)

by jamieseo1999 2026. 7. 22.

아이를 키우면서 호주에 살기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집을 나서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넓은 공원과 놀이터가 있을 때입니다. 오전에 공원에서 한 시간 놀고 오면 유모차 안에서 낮잠이 든 아이, 오후에 일어나서 기분 좋게 또 놀이터에 나가는 일상. 그 소소한 루틴이 애들레이드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였습니다. 파얼, 노우드 모리얼타, 캠벨타운, 린든 파크에 살면서 아이들과 직접 다닌 놀이터와 공원들을 솔직하게 추천합니다.

무칸티 자연 놀이터 — 캥거루를 만난 곳

모리얼타 보존공원(Morialta Conservation Park) 입구에 위치한 무칸티(Mukanthi) 자연 놀이터는 애들레이드 동부 최고 인기 놀이터 중 하나입니다. 인공 플라스틱 구조물 대신 거대한 뱀 모양 나무 구조물, 대형 새둥지 클라이밍, 냇가 돌다리로 꾸며진 곳입니다. 원주민 Kaurna 문화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어 놀이터 자체가 자연 학습 공간이기도 합니다.

 

첫째가 아기였을 때 이 근처에 살아서 날이 좋으면 항상 이곳을 찾았습니다. 어른 걸음으로 15~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폭포가 나옵니다. 포장도로는 아니지만 유모차를 끌고도 갈 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운이 좋으면 나무 위에서 낮잠 자는 코알라를 만나기도 하고, 캥거루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 내려와서 놀이터에서 한참 뛰어놀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첫째가 7살, 둘째가 세 살이던 해 봄에 이곳에 갔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평소엔 쉬운 산책로를 다녔는데 그날은 첫째가 어려운 등산을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막 걷기 시작한 둘째도 신나서 올라갔습니다. 중간쯤 올라가자 둘째가 다리가 아프다며 안아달라고 했고, 첫째는 계속 올라가겠다고 버텼습니다. 둘째를 안고 혹시 넘어질까 조마조마하며 세 시간 산책을 버텼습니다. 체력이 바닥날 즈음 캥거루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 얼굴이 얼마나 환해졌는지 모릅니다. 힘들었던 기억보다 그 표정이 더 오래 남아있습니다.

손든 파크와 하젤우드 파크 — 코알라를 만난 곳

캠벨타운을 대표하는 손든 파크(Thorndon Park)는 최근 재단장 이후 주변 지역 주민들까지 피크닉 차 찾아오는 곳이 됐습니다. 대형 헤론 모양 미끄럼틀, 짚라인, 대형 모래·물놀이 구역이 있고 휠체어나 유모차를 탄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클루시브 놀이기구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공원을 둘러싼 저수지 산책로에서 거위와 오리도 볼 수 있어 반나절 피크닉에 딱 맞는 곳입니다.

 

린든 파크 바로 북쪽의 하젤우드 파크(Hazelwood Park)는 수백 년 된 거대한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이루는 그늘이 장관입니다. 냇가에 오리와 야생 앵무새가 찾아오고, 인클루시브 놀이기구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놀이기구에서 놀고 있는데, 바로 위 나무에서 코알라가 느릿느릿 움직이며 유칼립투스 잎을 뜯어 먹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숨을 죽이고 한참 동안 코알라를 올려다봤습니다. 동물원이 아니라 동네 공원 놀이터에서 코알라를 만나는 것, 이게 애들레이드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돈 파크에서 친구들과 플레이데이트 한 날 하젤우드 파크 안에 수영장에서 플레이데이트 한 날
공원에서 플레이데이트

투스모어 공원과 켄싱턴 가든스 — 여름과 어드벤처

하젤우드 파크 (Hazelwood Park) 인근에 위치한 투스모어 공원(Tusmore Park)은 여름철 최고 인기 장소입니다. 수심 30cm 정도의 얕은 무료 어린이 물놀이장(Wading Pool)이 있어 만 1~5세 유아들이 놀기에 정말 좋습니다. 린든 파크로 이사한 이후 여름마다 정말 자주 찾았습니다. 무료인데다 물이 얕아 안심하고 아이를 풀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5분 거리 놀이터흙탕물에서 자유롭게 노는 아이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

마시멜로라는 놀이터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로 조절 밸브를 돌리며 흙탕물과 모래를 섞어 한창 놀고 있었습니다. 신발도, 옷도 온통 모래범벅이었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댐을 만들겠다며 합심해서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둘째가 밤새 토를 했습니다. 흙탕물 속에서 수영하듯 놀다가 그 물을 삼킨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실컷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물놀이 후에는 손을 반드시 씻기고 물이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날 배웠습니다.

 

시댁 근처에 있는 켄싱턴 가든스 보호지역(Kensington Gardens Reserve)에는 번사이드 어드벤처 놀이터가 있어 짚라인과 클라이밍 시설 등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 날씨 좋은 주말이면 생일파티로 공원이 꽉 찰 만큼 인기 있는 곳입니다.

한국 놀이터와 다른 세 가지

두 나라 놀이터를 모두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연성과 위험 감수의 조화입니다. 여기서 리스키 플레이(Risky Play)란 아이가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도전하며 자연 속에서 탐험하는 놀이 방식을 말합니다. 한국 놀이터는 부상을 막기 위해 철저히 안전하게 마감된 인공 구조물이 중심인 반면, 호주 놀이터는 거친 나무줄기를 타고, 흙을 만지고, 냇가 돌을 건너게 합니다. 아이가 넘어지고 더러워지는 것을 허용하는 문화가 놀이터 설계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입니다. 손든 파크처럼 휠체어째 탈 수 있는 그네,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감각 놀이판 등이 공공 놀이터에 자연스럽게 갖춰져 있습니다. 신체적 제약이 있는 아이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노는 것이 당연한 환경입니다.

 

세 번째는 멀티컬처 피크닉 문화입니다. 주말 공원에 가면 무료 BBQ 시설에서 고기를 굽는 가족, 크리켓을 하는 그룹, 생일파티를 여는 사람들이 모두 섞여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가족들이 같은 잔디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주말을 보내는 풍경이 애들레이드 공원의 일상입니다.

 

호주 아동 발달 연구에 따르면 자연 기반 놀이(Nature Play)에 규칙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은 집중력, 창의성, 감정 조절 능력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흙을 만지고, 물을 튀기고, 나무를 오르는 경험이 아이의 두뇌 발달과 직접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출처: Nature Play SA, 2022)

자주 묻는 질문

무칸티 자연 놀이터는 유모차로 접근 가능한가요?
놀이터 자체는 접근 가능합니다. 폭포까지 가는 산책로는 비포장이지만 유모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단, 울퉁불퉁한 구간이 있어 튼튼한 유모차를 권장합니다.

 

투스모어 공원 물놀이장은 언제 운영하나요?
보통 11월~3월 여름 시즌에 운영합니다. 무료이며 수심이 얕아 유아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물놀이 후 반드시 손을 씻기고 물이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손든 파크 인클루시브 놀이기구는 어떤 것이 있나요?
휠체어 탑승 가능 그네(All-abilities Carousel), 감각 놀이판, 경사로가 있는 미끄럼틀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신체적 제약이 있는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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