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수학 교육,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본 적 있으신가요? 학원을 보내야 할지, 집에서 할 수 있을지, 선행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고민은 많은데 정답은 없고, 주변을 봐도 다들 다르게 하는 것 같아 더 혼란스럽습니다. 이 글에서 구몬 학습지로 1년을 버티며 배운 것들과 호주와 한국의 수학 교육 차이를 정리합니다.
초등 수학 습관, 매일 실랑이를 하며 1년을 버텼습니다
일을 하면서 매일 아이에게 학습 거리를 챙겨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자료가 넘쳐나지만, 제가 꾸준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몬 학습지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정해진 양을 스스로 해야 하는 구조가 공부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아이가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등교 전에 학습지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고,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개념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일 아침 달래고, 타이르고, 가끔은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버텨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째, 공부 습관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아침에 학습지를 먼저 챙깁니다. 둘째, 새로운 개념을 접할 때 거부감이 줄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것이 나오면 바로 모른다고 했는데, 이제는 일단 해보는 자세가 생겼습니다. 셋째, 집중력이 향상됐고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학습지를 모두 맞힌 아이가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학 교육 전문가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피곤한 날에도 쉬운 문제 한 쪽은 풀게 했다고 합니다. 수학 공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수학 머리를 능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도 강조했습니다. 1년을 버텨온 것이 그 방향이었다는 걸, 지금은 압니다. (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분수 앞에서 무너진 날, 옆에서 그냥 지켜봤습니다
최근 첫째가 분수를 처음 배우며 힘들어했습니다. 곱셈과 나눗셈을 바탕으로 약분을 하고, 공통분모를 만드는 과정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느껴졌는지 처음부터 모른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제가 설명해주려 했지만, 계속 모른다고만 했습니다.
그래서 리뷰가 좋은 수학 설명 영상을 찾아줬습니다. 아이는 문제를 풀기 전에 그 영상을 세 번 정도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러더니 이제 이해가 된다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틀리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자신은 바보라고 자책하며 힘들어했습니다.
그때 옆에서 다독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경험상 그럴 때 달래면 오히려 저항이 더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냥 옆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반복적으로 문제를 풀더니, 어느 순간 개념을 완전히 익혔습니다. 스스로 해낸 겁니다.
전문가들은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모르는 것에 좌절하지 않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디까지는 했고 왜 안 되는지를 정확하게 짚어 질문하는 아이들이 실력이 는다고 강조합니다. 분수 앞에서 자책하면서도 영상을 찾아보고 반복해서 문제를 푼 것, 그게 바로 그 욕구가 작동한 것이었습니다. 결과보다 그 과정이 더 대견했습니다. (출처: Dweck, C.,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구몬과 호주 학교 수학, 아이가 스스로 차이를 말했습니다
어느 날 첫째가 구몬 학습지와 학교 수학을 비교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구몬은 정답을 빨리 정확하게 얻는 데 치중해 있는 것 같고, 학교 수학은 어떻게 그 답을 얻었는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9살 아이가 두 가지 학습 방식의 차이를 스스로 느끼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 말이 오래 생각에 남았습니다. 호주 학교에서는 답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반면 구몬은 속도와 정확성을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둘 다 필요한 것이지만, 방향이 다릅니다.
한국의 선행학습 속도가 빠른 것도 이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목표가 되다 보면,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뒷순위로 밀립니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 단순 연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문해력과 사고력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그 사고력을 연습하고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구몬을 하면서 개념 이해 없이 연산만 반복하는 것의 한계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약분을 처음 접했을 때 학습지에는 절차만 나와 있었고,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때 유튜브 영상이 개념을 채워줬습니다. 연산 속도는 구몬이 키워줬고, 개념 이해는 영상과 학교 수업이 채워주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전문가들도 의미 없는 문제 풀이 반복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념 이해가 됐다면 기계적인 연산 반복보다는 사고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 쌓인 경험들이 만든다고도 했습니다. 구몬으로 습관을 만들고, 학교 수학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것. 완벽하지 않지만 지금 저희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결국 수학 교육에서 중요한 건 빠른 선행도, 높은 점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매일 조금씩 앉아서 하는 습관, 모르는 것을 끝까지 파고드는 태도, 그리고 답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각. 1년을 버텨오면서 아이에게서 그 세 가지가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