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든 머핀 다 팔렸어요~ 고마워요" 아이가 돌아오자마자 신나서 제게 수다를 떱니다. 머핀과 컵케이크를 파는 펀드레이징 행사에 머핀을 직접 구워 가져다줬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했어요. 엄마는 베이킹을 못한다며 안 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안 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이킹 싫어하는 엄마, 머핀 굽기 도전
아이가 머핀과 컵케이크를 파는 펀드레이징 행사가 있다며, 엄마도 베이킹을 해서 기부하면 안 되냐고 물었어요. 아이들이 먹을 밥, 반찬도 겨우겨우 하는데 베이킹이라니 처음엔 못한다고 했어요. 베이킹에 취미도 없고, 손재주도 없는데 혹시나 만들더라도 그걸 누가 살까 싶더라고요.

가끔 아이들과 쿠키를 함께 만들긴 했지만, 아주 가끔이었죠. 호주는 워낙 집에서 베이킹을 즐겨 하는 엄마들이 많아서 손재주가 없는 저는 엄두가 나지 않았죠. 그래도 아이가 계속 졸랐어요. "엄마 제발~~ 나랑 제일 친한 친구 엄마도 만들어온대요." 그 말에 결국 해주기로 했어요. 친한 친구 엄마도 해온다는데 안 해주면 아이가 실망할까 봐요. 인터넷에서 설탕이 적게 들어가는 건강한 레시피를 찾았어요. 아이들이 먹을 거니까요. 재료를 사두고, 머핀을 가져가야 하는 날 새벽같이 일어났죠. 전날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맛이 없을 것 같아 그날 아침에 만들기로 했어요. 혹시나 망칠까 봐 필요한 시간보다 한 시간 앞당겨서 일어났어요.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12개의 머핀을 만들어 아이와 함께 등교해서 기부했죠. 아이가 너무 좋아했어요.
그날 집에 돌아온 아이는 평소와 달리 수다쟁이가 됐어요. "엄마가 만든 머핀이 $5에 팔렸어요. 제 친구도 샀는데 맛있었대요~ 다 팔렸어요." 좋아하는 아이를 보니 저도 행복했어요. 초보 베이커가 만든 머핀이 $5에, 그리고 다 팔렸다는 사실에 은근 뿌듯하기도 했어요. 아이싱이 예쁘게 올려진 컵케이크들이 정말 많았는데, 저는 그냥 평범한 머핀을 만들었거든요. 아이가 엄마가 머핀을 만들었다는 것을 저렇게 좋아하니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 펀드레이징 Fun Night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2년에 한 번씩 Fun Night이라는 펀드레이징 행사를 해요. 5~6개의 놀이기구도 설치하고, 근처 음식점에서 부스를 설치해서 음식도 팔고 각 학년마다 아이디어를 내서 부스를 설치하죠. 올해가 Fun Night 하는 해였어요. 아이의 학년 부스에서 간단한 스낵과 음료수를 팔았죠. 자원봉사를 신청해서 30분 동안 부스를 맡아 물건을 파는 것을 도왔어요. 제가 맡은 시간 동안 아이가 친구들을 데려와서 여기서 간식을 사 먹으라고 엄마를 위한 호객 행위를 해주더라고요.
엄마가 학교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기회가 된다면 행사를 돕는 일을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펀드레이징 돈이 만든 변화, 그리고 '엄마 고마워요'
펀드레이징 행사로 모인 돈은 주로 학교 시설 개선에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최근에 운동장에 새로운 놀이터를 설치했죠. 새로 설치된 놀이터니만큼 아이들이 놀기 너무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주니어 캠퍼스의 놀이터에 없던 그늘막을 설치해서 여름에 아이들이 햇빛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고요.
학교 시설이 개선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레터를 통해 자주 접해요. 펀드레이징 행사를 통해 모인 돈들이 아이들이 사용하는 캠퍼스 시설 개선에 쓰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에요.
머핀을 만들던 행사는 아이가 Year 1일 때였어요. 남자아이라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그날은 저를 꼭 안아주며 '엄마 고마워요'라고 감사 인사를 했어요. 뭉클한 느낌이 들었어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펀드레이징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가 저를 자랑스러워하고 저에게 고마워하니 그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 참여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