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아이 둘을 데리고 동물원에 갔습니다. Zoo Keeper가 새를 데리고 나와 공연을 시작하자, 새가 관람객들 사이를 날아다녔습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특별한 계획 없이 나선 토요일 오전이 그날의 가장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애들레이드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동물원이 세 곳 있습니다. 각각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하면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직접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 — 시티 한복판의 판다와 놀이터
시티 중심가 근처에 위치한 Adelaide Zoo는 접근성이 가장 좋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기 편한 아기자기한 도심형 동물원입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입구 근처의 자이언트 판다 관람 구역입니다. 대나무를 야무지게 씹어 먹는 판다를 보면 아이들이 넋을 놓고 바라봅니다.
동물원 중앙에 위치한 Nature's Playground 놀이터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물놀이 구역과 나무 집 구조물이 있어 아이들이 정작 동물보다 놀이터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갔을 때 동물 보는 시간보다 놀이터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물놀이 구역이 있으니 여벌 옷은 필수입니다.
만 4세 미만 아이는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첫째와 둘째가 어렸을 때는 제 멤버십 하나만 구입해서 일을 하지 않는 평일이나 토요일 오전에 자주 데려갔습니다. 큰 비용 없이 반나절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 아이가 어릴 때는 정말 자주 찾았습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은 1883년에 개원해 호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동물원입니다. 현재 약 2,500마리 이상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자이언트 판다 Wang Wang과 Fu Ni가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상주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출처: Adelaide Zoo - Zoos SA)
클리랜드 와일드라이프 파크 — 캥거루 손바닥에서 먹이를 먹었습니다
펜스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캥거루와 왈라비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자연 친화적 야생공원입니다. 입구에서 파는 먹이 봉지(Animal Food) 하나(약 $4~$5)를 손에 들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들이 신나합니다. 캥거루나 파데멜론이 손바닥에 있는 사료를 핥아 먹을 때 간지러워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지난주에 둘째 친구의 생일 파티를 이곳에서 열었습니다. 둘째의 첫 방문이었습니다. 왈라비, 쿼카, 캥거루들이 입구에서부터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었고, 아이들은 먹이를 주며 입구에서만 30분 넘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숫가에서 만난 펠리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먹이를 던지니 펠리칸이 큰 부리를 벌려 받아먹는 모습을 보며 저도 아이들도 함께 감탄했습니다.
2시간 정도 관람을 마치고 카페에서 모닝 티를 마시며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 날이었습니다. 생일 파티 장소로도 클리랜드는 정말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리랜드 와일드라이프 파크는 애들레이드 힐즈(Adelaide Hills) 마운트 로프티(Mt Lofty)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약 150종 이상의 호주 고유종 동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야생 코알라 이동 코스에서 나무 위 코알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출처: Cleland Wildlife Park - Department for Environment and Water SA)
모나토 사파리 파크 — 기린과 눈을 맞춘 순간
남반구 최대 규모의 개방형 사파리입니다. 애들레이드 시내에서 차로 약 45분 거리에 있습니다. 셔틀버스(Zu-Loop Bus)를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사자, 기린, 치타, 들소 등을 찾아다니는 방식입니다. 버스 창문 너머로 기린 무리가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아이들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호주에 있으면서 아프리카 사파리를 경험하는 느낌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기린 전망대(Giraffe Platform)에서였습니다. 기린 눈높이에 맞춰 설계된 전망대에서 기린과 눈을 맞췄습니다. 그 순간 아이도, 저도 말을 잃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전달이 안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지가 워낙 넓어 그늘이 많지 않습니다. 여름철에는 선크림, 썬햇, 물을 충분히 챙겨야 합니다. 걷는 구간도 있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이른 오전에 방문하면 동물들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알뜰하게 이용하는 방법
세 곳을 자주 방문할 계획이라면 Zoos SA 연간 멤버십이 가장 유리합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과 모나토 사파리 파크를 1년간 횟수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멜버른, 퍼스, 시드니 등 타주 협력 동물원도 무료 입장이 가능해 여행 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 패키지 기준 1년에 3회 이상 방문하면 단품 티켓보다 멤버십이 훨씬 유리합니다.
연령별 무료 입장 조건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세 곳 모두 만 4세 미만 아이는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 어른 멤버십 하나만 구입하고 자주 다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AA(SA 자동차 협회) 회원이라면 티켓 구매 시 할인 혜택도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2024년 기준 애들레이드 동물원 성인 입장료는 약 $44, 어린이(4~14세) $25 수준입니다. 가족 4인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번 방문에 $130 이상이 들 수 있어 멤버십 가성비가 높습니다. (출처: Zoos SA 공식 사이트)
자주 묻는 질문
세 동물원 중 어린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곳은 어디인가요?
만 5세 이하라면 클리랜드를 가장 추천합니다. 동물과 직접 교감할 수 있고 이동 거리가 짧아 체력 부담이 적습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은 놀이터가 있어 유아와 함께 가기 좋고, 모나토는 초등학생 이상에게 더 적합합니다.
Zoos SA 멤버십은 어디서 구입하나요?
Zoos SA 공식 웹사이트(zoossa.com.au) 또는 동물원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구입 시 약간의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클리랜드에서 코알라 안기 체험이 가능한가요?
SA주법상 코알라를 안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코알라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알라 인카운터(Koala Encounter) 유료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예약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