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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초등학교 친구 갈등 대처법 (소외감, 회복적 생활지도, 부모 역할)

by jamieseo1999 2026. 7. 26.

집에 돌아온 아이가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쉬는 시간에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핸드볼 게임에서 "너는 다음 라운드부터 들어와"라며 차례를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대놓고 싸운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소한 소외감이 아이에게는 꽤 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당장 학교에 연락하고 싶었다가, 그냥 두자니 더 심해질 것 같았습니다. 9살 아이의 친구 갈등, 어떻게 접근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Year 3~4는 친구 관계가 복잡해지는 시기입니다

호주 초등학교에서 Year 3~4 시기는 아이들의 친구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기는 때입니다. 저학년 때의 단순한 "같이 그네 탈 사람" 방식에서 벗어나, 무리와 파벌이 생기고 핸드볼, 축구 같은 규칙이 있는 스포츠가 쉬는 시간을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게임에서 누가 어느 팀인지, 누가 같이 앉는지가 서열처럼 작동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첫째도 Year 4 진학 무렵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점심 시간에 특정 아이가 "오늘은 우리끼리만 앉을 거야"라며 선을 긋거나, 게임에서 차례를 은근히 넘기는 방식이었습니다. 대놓고 싸운 것이 아니라서 어른이 보면 알아채기 어려운 종류의 소외였습니다. 아이는 억울하다고 했고, 그 말을 듣는 부모 마음은 더 쓰렸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유치원 시절 겪은 Password 게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통로를 가로막고 비밀번호를 대라고 하는 방식인데, 미리 정해진 비밀번호가 없습니다. 그냥 마음에 들면 통과시켜주고, 아니면 막아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길을 막혔다고 속상해했고 유치원 원장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아이들이 흔히 하는 게임이라 개입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 대답이 부모로서 참 무력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동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만 8~10세는 또래 관계에서 소속감과 수용 여부에 민감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사회적 배제 경험은 단순한 다툼과 달리 자존감과 학교 적응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갈등이 아이가 관계 기술을 익히는 중요한 학습 과정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개입 방식이 아이의 회복력에 결정적 영향을 줍니다. (출처: 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2022)

3단계 대응 방식, 바로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상대 아이 부모에게 연락하거나 학교에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자립심과 관계 회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했습니다.

 

1단계는 경청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속상한 이야기를 꺼낼 때 "왜 그랬을까?" "너도 다르게 해봐"라는 조언보다 먼저 아이가 느꼈을 서운함을 충분히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구체적인 표현을 함께 연습했습니다. 상대가 은근히 배제할 때 무작정 울거나 화내지 않고 "I don't like it when you exclude me"처럼 자기 의사를 단호하게 밝히는 법을 연극처럼 연습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더니 몇 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2단계는 약 일주일간 지켜보기였습니다. 호주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마다 Teacher on Duty(당번 교사)가 운동장을 순찰합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번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스스로 해결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3단계는 일주일이 지나도 갈등이 지속되고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담임 교사에게 이메일로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상대 아이를 비난하기보다 "아이가 최근 쉬는 시간에 소외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데, 운동장 관찰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사실 위주의 협조 요청이었습니다. 감정적인 이메일보다 이 방식이 선생님의 협조를 더 잘 끌어낸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호주 학교가 친구 갈등을 다루는 방식

호주 학교가 친구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한국과 꽤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회복적 생활지도(Restorative Practice)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회복적 생활지도란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으로 깨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 집중하는 생활 지도 철학을 말합니다. 관련 아이들이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교사는 "누가 먼저 시작했어?"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니?", "그 일로 누구의 기분이 어땠을까?", "이 관계를 다시 좋게 만들려면 서로 무엇을 해야 할까?"를 묻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처벌보다 공감과 회복이 먼저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Bullying과 Friendship Issue의 구분입니다. 호주 학교는 단발성 다툼이나 서툰 친구 관계(Friendship Issue)와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괴롭힘(Bullying)을 엄격히 구분합니다. 단순 갈등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으로 보고 대화로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불링으로 판단될 때만 공식 징계 절차가 가동됩니다.

 

한국에서는 부모끼리 직접 연락해 사과를 받거나 대화로 푸는 경우가 있지만, 호주에서는 학교에서 생긴 문제는 무조건 학교를 통해서만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대 부모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만들 수 있고, 무례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처음엔 이 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학교가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철저히 한다는 신뢰가 생기고 나서는 오히려 더 편해졌습니다.

 

2023년 호주 아동 복지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약 27%가 학교에서 또래 소외나 갈등을 경험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회복적 생활지도를 도입한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또래 갈등 재발률이 약 35% 낮게 나타났습니다. (출처: Australian Child Wellbeing Project, 2023)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친구 갈등을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등교를 갑자기 거부하거나, 하교 후 기분이 지속적으로 가라앉거나, 특정 친구 이야기를 꺼리는 것이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묻기보다 오늘 쉬는 시간에 뭐 했어?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언제 학교에 연락해야 하나요?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아이가 등교를 거부할 때, 또는 신체적 위협이 있을 때는 담임 교사에게 연락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메일로 사실 위주로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상대 아이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도 되나요?
호주에서는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는 학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대 부모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어 권장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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