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적표를 받아보고 고민했습니다. A, B, C, D, E 중에 C가 많더군요. '미'를 받은 줄 알고 따로 공부를 더 시켜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어요.
처음 받은 호주 성적표, C가 미(美)?
호주의 학업 성취도는 A, B, C, D, E로 나뉘어 매겨지는데요. 처음 받은 아이의 성적표에 C가 가득했습니다. 특히 학업 태도에서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너무 산만한 것이 아닌가 고민했었는데, 그래서 모두 '미'를 받아왔구나 했죠. 걱정이 됐어요. 따로 학원에라도 보내야 하나 고민이 됐죠.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C는 보통 해당 학년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의미이고 대부분 C를 받는다고 알려줬어요. 아이의 성적표를 다시 자세히 보니 8개 과목 중 학업 성취도에서 B는 7개, C는 1개를 받았어요. 학업 태도에선 C를 7개, S를 1개 받았죠. 대부분 C를 받는다는 걸 감안하면 학업적인 면에서 우수한 편이고, 학업 태도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괜히 걱정했구나 싶었죠.
중간·기말 없는 성적, 시험 날짜도 몰랐다
제가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중간·기말고사 기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 시험 성적에 따라 과목별 성적이 나오죠. 하지만 호주 학교는 달랐어요. 따로 정해진 시험 기간이 없었어요.
아이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학교나 선생님도 따로 얘기가 없어 저도 신경 안 쓰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시험을 치르긴 하지만 따로 시험 기간 없이, 과목 선생님이 '다음 주에 시험이다' 하면 그동안 배운 걸로 시험을 치르더라고요.
저의 학창 시절과 비교해보니, 시험 기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평소의 학습 태도와 과제물로 평가받는 것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 코멘트, 행간을 읽으면 개선점이 보인다
아이의 성적표를 받았을 때 읽을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받은 성적표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이었죠. 과목별 학업 성적이 나와 있고, 선생님의 전체적인 평가가 있죠.
제 기억에 선생님의 코멘트가 거의 비슷비슷했던 것 같아요.
반면 호주 학교 성적표는 5~6장 분량으로 길었어요. 과목별로 학업 성적과 학업 태도에 대한 평가가 있고, 선생님께서 과목별로 평가를 해주셨죠. Year 3 때 받은 성적표가 제일 성적이 좋았어요. 학업 성취도에서 과목의 반은 A를, 나머지 반은 B를 받았죠. 아이도 저도 함께 성적표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나요.

그때 받은 영어 성적이 B였는데요, 선생님께서 방대한 읽기를 수월하게 해내고 분석 및 해석에 능하여,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본인의 작문에 반영할 줄 안다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이가 자신의 작문을 다시 점검할 때 많은 개선점을 보여주었다고 적어주셨는데, 달리 해석하면 작문 과제를 꼭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죠. 선생님의 평가를 자세히 읽어 행간을 읽으면 아이가 개선할 점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처음 아이의 성적표를 받았을 때 왜 이렇게 긴지 의아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평가를 자세히 읽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되죠. 지금은 아이에게 꾸준히 독서 저널을 쓰도록 시키고 있어요. 아이가 독서는 정말 좋아하지만 작문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급한 성격 탓에 작문 실수를 많이 하기도 하고요. 꾸준히 작문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