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겨울을 생각하면 뜨거운 방바닥이 생각나요. 아무리 밖이 추워도 집 안에 들어가면 "따뜻하다~"라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호주의 집은 반대예요. 집 안에 들어서면서 "어우~ 추워!"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죠.
호주 겨울 실내, 한국과 다른 점
햇빛이 쨍쨍한 겨울 낮에,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가면 오히려 다시 나오고 싶을 때가 많아요.
역사적으로 호주의 집들은 더운 여름을 버티기 위한 통풍 구조로 지어진 집들이 많아요. 창문도 얇은 알루미늄 프레임의 홑창인 경우가 흔해서, 한국의 이중창·삼중창처럼 외풍을 막아주지 못해요. 고효율 단열재 의무화 기준이 자리 잡은 지 오래되지 않았죠. 그래서 오래전에 지어진 집들은 겨울에 외풍이 진짜 심해요. 저희 시댁의 집이 지어진 지 100년이 더 되었는데, 천장이 정말 높죠. 여름엔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시원하지만, 겨울엔 집 안이 너무 추워요.
예전에 저희가 살던 집은 지어진 지 15년 정도 되어 외풍은 심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거실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었죠. 청소하기는 편했지만, 겨울이면 바닥을 밟기가 무서울 정도였어요. 너무너무 차갑거든요.
집 안에서 신발을 신고 생활한다면 괜찮겠지만, 저희는 신발을 벗기 때문에 발을 따뜻하게 해 줄 두꺼운 실내화는 필수예요.
히터 대신 우디, SA 전기세 $1500의 교훈
집 안이 아무리 추워도 마음대로 히터를 틀 수도 없어요. 호주는 에너지 단가가 높거든요. 저희 첫째가 한여름에 태어났는데, 혹시나 아이가 열이 날까 더운 날은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놨어요. 그랬더니 그해 여름 3개월 동안의 전기세가 $1500 이상이 나온 거예요. 한국 돈으로 150만 원 이상이 나온 거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히터를 똑같은 양으로 쓴다면, 더 나오면 더 나왔지 덜 나오진 않을 거예요.
전기세도 전기세지만, 히터를 쓸 경우 집 안 공기가 매우 건조해지는 단점이 있어요. 호주 난방 시스템은 대부분 덕트형 히터나 이동식 전기 라디에이터 중심인데요, 모두 공기를 뜨겁게 데우는 형태죠. 그래서 가습기를 같이 사용하지 않으면 공기가 매우 건조해져요. 그래서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의 경우 기침이나 코피를 겪을 수 있죠. 저희 첫째 아이도 그래서 코피가 난 적이 몇 번 있어요. 안쓰럽고, 엄마인 제가 다 잘 챙겨 주지 못한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죠.
한국 분들 중에는 전기장판과 전기담요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것도 전기 사용이 있는 거라 마음이 놓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자기 전에 보온 물주머니(hot water bottle)를 이불 속에 미리 넣어 두는 방법도 같이 쓰고 있어요. 전기도 안 들고, 이불 속이 훈훈해져서 아이들도 좋아해요.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에요. 방문 아래 틈에 끼워두는 도어 스네이크(door snake) 같은 걸 하나씩 놔두면 외풍이 확실히 줄어들어요. 낮에는 커튼을 활짝 열어 햇볕을 최대한 들이고, 해가 지기 전에 미리 두꺼운 커튼을 닫아 두면 그나마 열을 좀 붙잡아 둘 수 있더라고요.
0도 안 내려가도 아프기 쉬운 이유
결국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해서는 집 안에서도 여러 겹을 입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지난해 겨울과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추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온 가족이 우디(Oodie)를 마련했죠. 안에 잠옷을 입고 우디를 걸치면 너무 따뜻해서 히터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껴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수면 조끼도 많이 입혔어요. 자다가 이불을 걷어찰 때도 많아 일어나 보면 아이들 몸이 차가워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았거든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방바닥은 카펫이라 괜찮지만, 거실 마룻바닥은 여전히 맨발로 다니기 너무 차가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집 안에서 신을 수 있는 어그를, 저와 남편도 실내화를 신고 생활했죠.
건조한 것도 문제지만 반대로 환기를 너무 안 해도 문제더라고요. 창문을 꽁꽁 닫아만 두면 창가에 결로가 생기고, 그걸 방치하면 곰팡이까지 슬 수 있다고 해서 낮 시간엔 잠깐씩이라도 맞바람 환기를 시켜 주려고 해요. 아이들 호흡기 건강을 생각하면 이것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에요.
이렇게 집 안에서도 매일 따뜻하게 입으니, 올 겨울은 감기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지나갔어요. 아이들이 샤워하고 나오면 재빨리 우디부터 챙겨 줬죠.
차가운 바닥의 호주 집에 들어갈 때마다 한국의 뜨끈한 방바닥이 그리울 때가 많아요. 오늘 아침에도 우디를 걸쳐 입고 추운 겨울 아침을 뜨끈하게 견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