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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9

한국에 다녀온 뒤 아이에게 생긴 변화 (정체성, 한국어, 외할머니와의 시간)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첫째가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어느 사람인지 알아? 1/3은 한국인, 1/3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1/3은 호주인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가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아이는 혼란스러워하는 대신 그것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대견함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우리 집은 1/3씩 나뉩니다저희 가정은 다문화 가정입니다. 엄마인 저는 한국인, 남편은 말레이시아계 중국인이지만 호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두 아이 모두 호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세 개의 문화 배경을 동시에 가진 채 자라고 있습니다. 다문화 정체성(Multicultural Identity) 연구에 따르면 두 개 이.. 2026. 8. 10.
집에서 영어책 읽어준 5년의 변화 (잠자리 독서, 발음 고민, 엄마의 성장)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짐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지. 그 다짐이 잠자리 독서로 이어졌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아이와 둘만 있는 시간에는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영어책, 한국어책 가리지 않고요. 그렇게 5년이 쌓였습니다. 아이가 달라졌고, 뜻밖에 제가 더 많이 달라졌습니다.시작은 걱정보다 다짐이 앞섰습니다한국에서 자란 부모들은 책 읽기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았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잠자리 독서를 해주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영어책은 도서관에서 많이 빌렸고, 한국어책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캐리어에 가득 담아왔습니다.처음엔 서점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을 하나하나 꺼내 읽어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빌려봐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2026. 8. 9.
한국 엄마 호주 아빠의 육아 차이 (훈육, 다문화, 독립심) 아이가 넘어졌습니다. 저는 "아이고, 괜찮아?!" 하며 뛰어갔고, 남편은 멀찍이서 "You're okay, mate! Get up!" 했습니다. 그 온도 차이가 처음엔 너무 서운하고 냉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는 걸요. 한국 엄마와 호주 아빠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매일의 작은 충돌과 그 안에서 찾아가는 균형을 이야기합니다.넘어진 아이 앞에서 드러난 온도 차이훈육 방식에서 남편과 가장 많이 부딪힌 것은 아이의 독립심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와 단호함의 기준이었습니다. 한국 엄마인 저는 아이가 어릴 때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편입니다. 위험할까 봐 걱정하고, 아이가 징징거리면 마음이 약해져서 받아주곤 했습니다. 남편은 달랐.. 2026. 7. 15.
주말 한국어 학교를 보내며 고민했던 점 — 선택·환경·방법 호주에서 아이에게 한국어를 유지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한번쯤 주말 한국학교를 고민하게 됩니다. 나도 보내봐야 하나, 보내면 효과가 있을까, 아이가 싫어하면 어떡하나. 저도 같은 고민을 했고,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그 경험이 한국학교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한국어 학교에 기대했던 것과 현실의 차이처음 주말 한국어 학교를 보내기로 결정했을 때 기대가 있었습니다. 한국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쓰게 될 것, 비슷한 배경의 친구를 사귀게 될 것, 그 과정에서 한국어에 대한 긍정적인 감각이 생길 것.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준이가 처음부터 가기 싫어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봐도 그냥 싫어요라고 했습니다. 몇 번은 울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서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억.. 2026. 6. 29.
한국어 책을 계속 사주는 이유 — 언어환경·정체성·투자 호주에서 한국어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한인 마트나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한국에 갈 때 캐리어에 가득 담아 옵니다. 비용도 들고 번거롭기도 합니다. 그런데 계속 사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가 잘 읽지 않는 날도 있고, 흥미를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는 이유를요.읽지 않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준이가 영어 독서에 빠지면서 한국어 책에 손이 가지 않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국어 책장에 책이 쌓여가는데 먼지가 앉는 것 같았습니다. 이걸 계속 사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도 어느 날 준이가 한국어 책장을 뒤적이는 모습을 봤습니다. 특별히 읽겠다고 꺼낸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가다 손이 간 것이었습니다. 책이 거기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환경을 만드는 것.. 2026. 6. 27.
한국어를 잊어가는 아이를 보며 느낀 것 — 언어·정체성·선택 어느 날 준이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었는데, 준이가 영어로 대답했습니다.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서툴러도 한국어로 대답하려 했는데, 그날은 아예 영어로 넘어갔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 한국어를 잃어버리는 것 아닐까, 그게 괜찮은 일인가.한국어가 조금씩 밀려나는 것을 봤습니다준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하루 종일 영어를 쓰고 돌아오는 아이에게 한국어는 점점 집에서만 쓰는 언어가 됐습니다. 처음엔 한국어로 말하다가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영어 단어를 끼워 넣더니, 나중엔 아예 영어 문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감정을 표현할 때였습니다. 화가 나거나 속상하거나 흥분됐을 때, 준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했습니다; .. 202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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