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9 부모의 말이 아이를 바꾼다 (자기개념, 칭찬의 역설, 뇌가소성) 아이가 물컵을 엎질렀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 실수로 쏟은 것인데,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피곤했던 저는 아이를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주눅이 든 아이는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다시 "얼른 닦아, 쏟았으면 닦는 게 당연하지"라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때는 화가 나서 무심코 던져버린 한마디가 아이의 정체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부모의 말이 만드는 아이의 자기개념아동 발달 심리학에서 자기개념(self-concept)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자기개념이란 아이가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내면의 정의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이가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야" 혹은 "나는 어차피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 2026. 4. 26. 아이 두뇌 발달 (취미 활동, 과정 칭찬, 밥상머리 교육) 솔직히 처음엔 저도 믿지 않았습니다. 비싼 학습지, 영어 유치원, 코딩 학원… 그런 것들이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실제로 눈으로 보고 나서야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두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아주 작은 습관이었습니다.심심함이 만들어내는 창의력어느 주말 오후였습니다. 저는 소파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고, 아이들은 딱히 할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때 첫째 준이가 둘째 지안이한테 말했습니다. "우리 책 만들어 볼까? 네가 그림 그리고 나는 이야기 쓸게."끼어들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가만히 지켜봤습니다. 준이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새 관련 책을 펼쳐놓고 이주 경로, 습성, 종류를 정리해 글을 썼고, 지안이는 그에 맞는 그림.. 2026. 4. 25. 육아 방식이 다른 부부, 아이는 보고 있습니다; 대화, 감정, 훈육에서 생긴 일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준이가 학습지를 하다가 모르는 문제 앞에서 짜증을 냈습니다. 저는 옆에서 잠자코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먼저 말했습니다. "너는 항상 그래. 그렇게 쉬운 문제를 왜 못 풀어. 얼른 해. 못하면 오늘 게임은 없어." 준이 얼굴이 굳었습니다. 짜증이 눈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말리고 싶었지만, 아이 앞에서 부부가 충돌하는 게 더 좋지 않을 것 같아 참았습니다. 그날 밤 남편에게 따로 이야기했습니다. 아이에게 "항상"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달라고, 위협은 더더욱 안 된다고. 남편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틀린 말을 한 게 아니지 않냐고, 사실을 말한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을 말하는 것과 감정을 헤아리는 것 저와 남편의 차이는 여기서 출발합니다. 남편은 .. 2026. 4. 25. 초등 학부모 문해력 (학교생활, 학습습관, 친구관계) 아이가 새 학년이 됐는데, 담임 선생님이 엄하다는 소문이 들린다면 어떠세요? 저는 올해 딱 그 상황을 겪었습니다. 부산한 남자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 선생님이랑 잘 맞을까"라는 걱정이 학기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거든요. 막상 면담을 다녀오고 나서야 그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알았지만, 그 사이에 쏟아부은 불안감은 꽤 컸습니다.학교 시스템, 어느 정도까지 알고 계신가요"엄마가 안 챙겨줬어요"라는 말을 듣는 아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말의 절반은 아이의 투정이기도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실제로 부모가 놓친 정보에서 비롯됩니다. 요즘 학교는 종이 가정통신문 대신 e알리미나 학교 전용 앱을 통해 공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가정통신문이란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행사 안내, 준비물, 동의서 .. 2026. 4. 23. 수학 1등급의 비밀 (시그널, 메타인지, 거실공부) 계산 속도와 수학 성적은 생각보다 상관관계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9살 아들 준이를 보면서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구몬학습지에서 똑같은 연산 문제를 틀리는 아이가, 수학 올림피아드 팀 숙제를 스스로 꺼내 몰입해서 푸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였습니다.수학을 잘하는 아이의 시그널27년 경력의 초등 수석 교사이자 『초등수학의 힘』 저자인 김남준 선생님은 고등 수학 1등급을 찍는 아이들에게서 공통된 패턴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시그널이 연산 속도나 선행 학습 진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첫 번째는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습관입니다. 이것이 단순한 성격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교육학에서는 이를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 2026. 4. 22. 선행학습, 빨리 시작하면 앞서갈까요? 선행학습의 함정빨리 시작한다고 앞서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중학교 때 저는 매일 보습학원에 갔습니다. 방과 후 2~3시간씩 앉아서 공부했습니다. 선행학습을 하니 학교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됐습니다. 진도를 미리 나가두었으니 수업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수업이 어렵지 않다 보니, 수업 시간이 지루해졌습니다.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듣고 있으니 집중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수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렸습니다. 중학교 때의 성적은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고 성적은 점점 떨어졌습니다. 그게 선행학습의 역설이었습니다. 앞서 .. 2026. 4. 21.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