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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육아61

한국어를 잊어가는 아이를 보며 느낀 것 — 언어·정체성·선택 어느 날 준이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었는데, 준이가 영어로 대답했습니다. 한국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서툴러도 한국어로 대답하려 했는데, 그날은 아예 영어로 넘어갔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 한국어를 잃어버리는 것 아닐까, 그게 괜찮은 일인가.한국어가 조금씩 밀려나는 것을 봤습니다준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하루 종일 영어를 쓰고 돌아오는 아이에게 한국어는 점점 집에서만 쓰는 언어가 됐습니다. 처음엔 한국어로 말하다가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영어 단어를 끼워 넣더니, 나중엔 아예 영어 문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감정을 표현할 때였습니다. 화가 나거나 속상하거나 흥분됐을 때, 준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했습니다; .. 2026. 6. 25.
호주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 처음 갔던 날 — 문화충격·소통·적응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학부모 모임 안내문이 왔을 때, 솔직히 망설였습니다. 영어도 완벽하지 않고, 아는 사람도 없고, 어떤 분위기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안 가도 될까 싶었습니다. 결국 용기를 내서 갔고,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라서 놀랐습니다.한국 학부모 모임을 상상하고 갔습니다한국에서 학부모 모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 앞에 학부모들이 앉아서 학교 방침을 듣고, 학급 임원을 선출하고,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아이 교육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 이미지를 갖고 호주 학교 학부모 모임에 갔습니다.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첫 번째로 놀란 것은 분위기였습니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서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그 사.. 2026. 6. 25.
이민자 엄마의 아이 정체성 교육법 — 언어·문화·뿌리 호주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일상에서 영어를 쓰는 아이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유지시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이민자 엄마로서 오랫동안 고민했고, 지금도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정체성 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처음엔 정체성 교육이라는 것을 거창하게 생각했습니다. 한국어 학교에 보내고,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체계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준이는 한국어 학교를 싫어했고, 한국 역사 이야기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그런데 한국 명절에 함께 음식을 만들 때, 한국에 가서 할머니와 이야기할 때, 한국 드라마를 같이 볼 때는 달랐습니다. 자연스럽게 한국어.. 2026. 6. 14.
호주에서 혼자 육아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 — 고립·버팀·연결 이민자로 살면서 육아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친정도 시댁도 없는 나라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몸이 지치는 것이 아니라 혼자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 버텼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아이가 아팠을 때 가장 고립감이 컸습니다지안이가 두 살이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밤에 열이 39도까지 올랐습니다. 준이도 옆에 있었고, 남편은 야근 중이었습니다. 해열제를 먹였지만 열이 쉽게 내리지 않았습니다. 혼자 두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야 하나,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그 순간 옆에 엄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습니다.한국이었다면 전화 한 통이면 달려와줄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호주에서는 그게 없었습니다. 새벽에 친정 엄마에게 전화했습.. 2026. 6. 12.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해외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모국어를 유지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겪어본 부모라면 알 겁니다. 학원을 보내도, 책을 읽어줘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는 점점 영어가 더 편해집니다. 그런데 매년 한국을 다녀오고 나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 짧은 2~3주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이야기합니다.한국에 가면 언어가 살아납니다호주에서 준이는 한국어로 말을 걸어도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빠가 영어 원어민이고 학교에서도 영어를 쓰다 보니,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한 언어가 됐습니다. 특정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넘어가버립니다.그런데 한국에 도착하고 이틀이 지나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이모, 사촌들과 이야기하려면 한.. 2026. 5. 22.
아이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 정체성·소속감·대화 준이가 일곱 살 때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이에요, 호주 사람이에요?"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었지만, 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말해주는 것이 맞을지 순간 고민이 됐습니다. 그날의 대화가 시작이 됐습니다.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 먼저 들었습니다바로 대답하기 전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준이는 학교에서 친구가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라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준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호주 사람이고.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고를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준이가 이 질문을 꽤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정체성이라.. 2026.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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