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육아61 아들과 딸,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것 (성향 차이, 육아 인정, 부모 성장) 밥 먹으라고 소리쳤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10번쯤 됐을 때 2층에서 "응~"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고도 한참 있다가 두 번 더 불렀을 때야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아들 이야기입니다. 반면 딸은 제가 부엌에서 움직이는 소리만 들려도 "엄마 도와줄 거 있어요?" 하며 나타납니다. 같은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두 아이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 두 아이를 키우며 매일 실감합니다.스킨십부터 다릅니다아들은 안아주려 하면 도망갑니다. 얼굴부터 찡그립니다. 잘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툭 떨어져서 이리저리 빙빙 돌아가며 자는 것이 일상입니다. 반면 딸은 "난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하면서 제 품으로 파고듭니다. 자려고 누우면 제 옆에 딱 붙어서 꼭 끌어안고 잠이 듭니다. 그렇다고 아들이 매일 스킨십을 저어.. 2026. 8. 13. 호주에서 아이를 키우며 포기한 것 (커리어, 개인시간, 워킹맘 솔직한 고백) 꿈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는 것. 호주에 처음 왔을 때 이민자라는 조건을 딛고 더 좋은 직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남들이 퇴근할 때도 자원해서 남았고,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프로젝트도 맡았습니다. 그 꿈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부랴부랴 달려가는 워킹맘이 됐습니다. 슬프지 않냐고요? 솔직히 말하면, 아쉽지 않습니다.3개월 된 아기를 두고 정규직을 선택했습니다첫째를 임신하기 전에 원하던 직장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있었지만, 출산 휴가를 1년 대신 3개월만 쓰고 복직하면 고려해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3개.. 2026. 8. 12. 아이가 호주를 더 편해한다고 느낀 순간 (이민자 부모, 정체성, 감정) 한국에 갈 때마다 둘째가 달라집니다. 평소엔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수다쟁이인데,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 부끄럼쟁이가 됩니다. 같은 나이의 사촌이 말을 걸어도 시종일관 웃는 것으로만 대답합니다. 그러다 비행기에서 내려 호주에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수다쟁이가 됩니다. 그 장면이 반복될 때마다, 아이에게 호주가 진짜 집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아이에게 한국은 여행 가는 곳입니다저에게 한국은 고향입니다. 태어나고 대학까지 졸업한 곳, 성장기의 추억들이 쌓인 곳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한국은 여행 가는 곳입니다. 1년에 한 번 가는, 친척들이 있는,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쓰이는 곳. 자주 왕래하지 못하는 한국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이 쌓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둘째는.. 2026. 8. 11. 한국에 다녀온 뒤 아이에게 생긴 변화 (정체성, 한국어, 외할머니와의 시간)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첫째가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어느 사람인지 알아? 1/3은 한국인, 1/3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1/3은 호주인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가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아이는 혼란스러워하는 대신 그것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대견함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우리 집은 1/3씩 나뉩니다저희 가정은 다문화 가정입니다. 엄마인 저는 한국인, 남편은 말레이시아계 중국인이지만 호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두 아이 모두 호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세 개의 문화 배경을 동시에 가진 채 자라고 있습니다. 다문화 정체성(Multicultural Identity) 연구에 따르면 두 개 이.. 2026. 8. 10. 집에서 영어책 읽어준 5년의 변화 (잠자리 독서, 발음 고민, 엄마의 성장)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짐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지. 그 다짐이 잠자리 독서로 이어졌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아이와 둘만 있는 시간에는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영어책, 한국어책 가리지 않고요. 그렇게 5년이 쌓였습니다. 아이가 달라졌고, 뜻밖에 제가 더 많이 달라졌습니다.시작은 걱정보다 다짐이 앞섰습니다한국에서 자란 부모들은 책 읽기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았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잠자리 독서를 해주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영어책은 도서관에서 많이 빌렸고, 한국어책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캐리어에 가득 담아왔습니다.처음엔 서점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을 하나하나 꺼내 읽어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빌려봐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2026. 8. 9. 호주 학부모 면담에서 배운 것 (Student Led Conference, 킨디 면담, 이민자 부모) 면담을 앞두고 엄청 긴장했습니다. 한국에서 학부모 면담이라고 하면 선생님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듣고, 학업 상황을 묻고 하는 어른들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민자 부모로서 영어 소통까지 걱정하니 더욱 긴장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담이 끝나고 나오면서 맥이 탁 풀렸습니다. 완전히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 놀라움이 지금도 선명합니다.면담인데 아이가 발표를 했습니다첫째의 첫 학부모 면담. 교실 안에 들어갔더니 첫째가 먼저 파일을 펼쳤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 과제물들을 모아둔 포트폴리오였습니다. 그것을 순서대로 넘기며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점이 아직 어려운지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선생님은 부연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만 질문으로 아이를 유도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듣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Student Led Co.. 2026. 8. 8.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