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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96

아이와 대화가 막혔을 때 다시 여는 법 — 시간·환경·신뢰 학교에서 어땠어? 라고 물으면 그냥요, 별로요, 몰라요로 끝나는 날이 있습니다. 더 이야기하려고 하면 오히려 입을 닫습니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을 안 하려는 아이와 대화가 막히는 그 느낌, 부모라면 한번쯤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저도 그랬고, 그 막힌 대화를 다시 여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직접 물을수록 닫혔습니다준이가 8살 무렵, 학교에서 뭔가 힘든 일이 있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표정이 평소와 달랐고, 말이 없었습니다.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했습니다. 친구랑 싸웠어?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요라고 했습니다. 선생님한테 혼났어?라고 물으니 그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물음표가 쌓일수록 준이는 더 닫혔습니다.그날 저녁 억지로 끌어내려는 시도를 멈췄습니다. .. 2026. 6. 7.
아이에게 행복이 뭔지 물었을 때 — 현재·관계·충분함 어른들은 행복이 무엇인지를 자꾸 나중으로 미룹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을 구하면, 집을 사면. 그런데 아이들은 다릅니다. 준이에게 행복이 뭔지 물었을 때, 그 대답이 오래 생각에 남았습니다.그 질문을 하게 된 계기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퇴근하고 피곤하게 집에 들어와 저녁을 차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행복한가.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내가 즐기고 있는 건가. 그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밥을 먹으면서 준이에게 물었습니다. "준이는 행복해?"준이가 밥을 먹다가 멈추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대답했습니다. "네." 왜 행복해?라고 물었습니다. 준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요. 공룡을 좋아할 수 있어서요. 엄마 아빠랑 같이 있어서요.".. 2026. 6. 6.
아이에게 죽음을 처음 설명했던 날 — 솔직함·감정·기억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부모라면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마주하는 순간이 옵니다. 갑자기 그 순간이 왔을 때 준비가 돼있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그 대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이후 달라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갑작스럽게 그 질문이 왔습니다준이가 여섯 살 때였습니다. 이웃집에서 키우던 개가 죽었습니다. 준이도 그 개를 좋아했습니다. 함께 산책하는 이웃을 자주 봤고, 준이도 그 개를 쓰다듬었습니다. 이웃에게서 개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준이에게 전했습니다. 준이가 잠깐 조용히 있다가 물었습니다. "죽으면 어디 가요?"그 질문에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 2026. 6. 6.
호주 초등학교 성적표 처음 받았을 때 — 서술형·과정·성장 준이가 학교에서 처음 성적표를 가져왔을 때, 한국식 성적표를 상상했습니다. 과목별 점수나 등급이 나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받아든 것은 전혀 달랐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이걸로 아이의 수준을 어떻게 파악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적표를 읽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은 것이 보였습니다.숫자가 없었습니다준이의 첫 성적표에는 점수도, 등급도, 석차도 없었습니다. 대신 각 과목별로 선생님이 직접 쓴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수학에서는 이런 개념을 이해하고 있고, 이런 부분에서 성장했다. 읽기에서는 이 수준의 책을 즐겨 읽으며 내용을 잘 파악한다. 사회성에서는 친구들과 협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처음엔 아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평균보다 높은지 낮은지, 반에서 어느 위치.. 2026. 6. 5.
한국과 호주 아이들 놀이 방식 차이 — 자연·자유·상상력 한국에 사는 조카들과 호주에서 자라는 준이와 지안이가 노는 방식을 비교해본 적이 있습니다. 같은 아이들인데 놀이 방식이 꽤 달랐습니다. 어떻게 노느냐가 아이가 자라는 환경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호주 아이들은 밖에서 많이 놉니다호주에서 주말이면 공원에 가족들이 가득합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나무에 오르고, 잔디밭에 뒹굴고, 개울에 발을 담급니다. 부모들은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지켜봅니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어도 아이들이 스스로 놀거리를 만들어냅니다.준이가 공원에서 노는 것을 보면 모래를 파거나, 나뭇가지를 모으거나, 개미집을 관찰하거나, 친구들과 규칙을 만들어가며 게임을 합니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두 시간이 금방 지납니다. 그 비구조화된 놀이가 준이에게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 2026. 6. 5.
선생님 상담 후 아이를 다르게 본 날 — 관점·강점·소통 아이를 매일 보는 부모가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상담을 통해 내가 보지 못했던 아이의 모습을 발견한 경험이 있습니다. 같은 아이인데 다른 환경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 발견이 준이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줬습니다.집에서 보는 준이와 학교에서의 준이가 달랐습니다준이가 3학년이 됐을 때 상담에서 선생님이 한 말이 있었습니다. 준이가 수업 중에 다른 친구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면 먼저 알아채고 조용히 도와준다고 했습니다. 선생님이 따로 시킨 것이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한다고 했습니다.집에서 준이를 보면 동생 지안이와 싸우거나, 숙제를 미루거나, 가방을 챙기지 않는 모습이 더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를 먼저 챙기는 아이였습니다. 집에서와 학교에서 .. 202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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