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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 — 환경·허용·사고력 호주 학교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중에도,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뭔가 모르면 그냥 손을 들고 물었습니다. 눈치를 보거나 망설이는 모습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저에게는 낯선 장면이었습니다.질문이 환영받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준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집에서도 왜요?를 자주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처음엔 그 질문들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왜 물은 아래로 흐르냐는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질문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준이가 세상을.. 2026. 5. 21.
아이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 정체성·소속감·대화 준이가 일곱 살 때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이에요, 호주 사람이에요?"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었지만, 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말해주는 것이 맞을지 순간 고민이 됐습니다. 그날의 대화가 시작이 됐습니다.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 먼저 들었습니다바로 대답하기 전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준이는 학교에서 친구가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라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준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호주 사람이고.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고를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준이가 이 질문을 꽤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정체성이라.. 2026. 5. 21.
한국 엄마가 호주 교육에서 충격받은 것 — 자율·실패·기다림 한국에서 자란 저는 교육이 어떤 것인지 나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 그 방향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제가 알던 교육과 전혀 다른 것들을 마주했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나중엔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선생님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가르쳤습니다준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오늘 우리한테 선생님 말이 틀릴 수도 있대요. 그러니까 뭐든지 왜 그런지 물어봐도 된대요."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췄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저는 선생님 말씀에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무례한 일처럼 여겨지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선생님이 틀릴 수도 있다고 직접 말해주는 교사는 상상하기 어려웠.. 2026. 5. 20.
호주에서 한국 명절 지키는 이유 — 정체성·문화·뿌리 설날 아침, 호주 집 거실에서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이게 뭔지 잘 몰랐고, 아이들은 왜 절을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한국 음식 냄새가 집 안에 퍼지고, 서툰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깔깔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게 번거롭고 어색해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아무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하냐고 물었습니다준이가 여덟 살 때였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가 한국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준이가 옆에서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 친구들은 아무도 이런 거 안 하는데 왜 우리는 해요?" 그 질문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한 나이였으니까요.저는 잠깐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준이는 반은 한국 사람이고 반은 호주 사.. 2026. 5. 20.
아이 유튜브 제한보다 어려운 것 — 부모폰·본보기·규칙 아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고, 규칙도 만들고 알람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아이 옆에서 정작 제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그만 보라고 말하면서, 저는 소파에 앉아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아이가 지적했을 때, 할 말이 없었습니다.아이보다 제가 먼저 문제였습니다준이 유튜브 시청 시간을 줄이려고 여러 방법을 썼습니다. 알람을 맞춰두고, 보기 전에 몇 개 볼지 미리 정하게 했습니다. 처음엔 효과가 있었습니다. 알람이 울리면 준이가 스스로 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준이가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왜 맨날 폰 봐요?"그 말이 찔렸습니다. 생각해보니 퇴근하고 나서 소파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냈습니다. 뉴스를 확인하거나, 카카오톡.. 2026. 5. 19.
나이 차이 나는 형제 함께 노는 법 — 중재·공통점·기다림 다섯 살 차이 나는 형제자매를 키우고 있다면,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형은 규칙을 지켜야 하는 보드게임을 하고 싶고, 동생은 그냥 말을 집어던지고 싶습니다. 형은 진지하게 레고를 조립하는데 동생이 와서 무너뜨립니다. 같이 놀라고 해도 결국 따로 놀고, 억지로 같이 놀게 하면 싸움이 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했습니다.다섯 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준이가 아홉 살, 지안이가 네 살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다섯 살 차이지만, 실제 발달 단계로는 훨씬 더 크게 느껴집니다. 준이는 규칙이 있는 게임을 즐기고, 혼자 책을 읽고, 복잡한 레고를 조립합니다. 지안이는 아직 규칙보다 감정이 먼저이고, 집중 시간이 짧고,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울음이 나옵니다.처음엔 둘이 함께 노는 시간을 억지로 .. 2026.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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