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육아58 아이가 특별한 친구를 5년째 돕는 이야기 — 배려·공감·우정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는지, 학교에서 어울리고 있는지는 부모라면 누구나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를 친구로 사귀느냐, 그리고 그 우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느냐는 아이의 인성을 보여주는 창이기도 합니다. 준이가 입학 첫날부터 지금까지 5년째 같은 친구 옆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처음엔 그냥 옆자리 친구였습니다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같은 반에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ADHD를 함께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걱정이 됐습니다. 어떤 영향을 받을지, 수업이 방해받지는 않을지. 부모로서 자연스럽게 드는 걱정이었습니다.그런데 준이는 그 친구를 그냥 친구로 대했습니다. 집에 와서 오늘 그 친구가 수업 중에 갑자기 일어났는데 선생님이 조용히 데리고.. 2026. 5. 25. 호주 초등학교 첫날 경험 — 입학문화·자율·다양성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은 어느 나라에서나 부모에게 특별한 순간입니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준이의 첫 등교를 경험했을 때, 한국에서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당황스러웠던 것도 있고, 생각보다 좋았던 것도 있었습니다.입학식이 없었습니다준이가 호주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던 날, 저는 한국식 입학식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강당에 모여 교장 선생님 말씀을 듣고, 담임 선생님을 처음 만나고, 사진을 찍는 그런 장면이요. 그런데 호주 학교에는 그런 형식의 입학식이 없었습니다.그냥 등교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 앞에 서 있었고,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선생님이 준이에게 안녕, 여기 앉아도 돼라고 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너무 가.. 2026. 5. 23. 스크린 없는 주말 보내는 법 — 자연·놀이·대화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텔레비전과 게임을 찾습니다. 그걸 막으면 심심하다며 늘어지고, 허용하면 하루가 화면 앞에서 끝납니다. 스크린 없이 주말을 보내는 게 가능한 일인지,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방법이 생겼습니다.스크린을 끄면 처음엔 난리가 납니다처음 스크린 없는 주말을 시도했을 때 준이의 반응은 예상대로였습니다. 심심해요, 할 게 없어요. 텔레비전을 안 켜면 어색하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저한테 와서 뭐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기회였습니다.그날 거실에 레고를 꺼냈습니다. 제가 먼저 앉아서 만들기 시작하니 준이가 옆에 앉았습니다. 지안이도 왔습니다. 두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텔레비전을 찾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이 없어서 지루했던 것이 아니라, 스크린이 있으면 다른 것을 할 이유가 없었.. 2026. 5. 23.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해외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모국어를 유지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겪어본 부모라면 알 겁니다. 학원을 보내도, 책을 읽어줘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는 점점 영어가 더 편해집니다. 그런데 매년 한국을 다녀오고 나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 짧은 2~3주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이야기합니다.한국에 가면 언어가 살아납니다호주에서 준이는 한국어로 말을 걸어도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빠가 영어 원어민이고 학교에서도 영어를 쓰다 보니,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한 언어가 됐습니다. 특정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넘어가버립니다.그런데 한국에 도착하고 이틀이 지나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이모, 사촌들과 이야기하려면 한.. 2026. 5. 22. 아이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 정체성·소속감·대화 준이가 일곱 살 때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이에요, 호주 사람이에요?"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었지만, 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말해주는 것이 맞을지 순간 고민이 됐습니다. 그날의 대화가 시작이 됐습니다.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 먼저 들었습니다바로 대답하기 전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준이는 학교에서 친구가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라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준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호주 사람이고.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고를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준이가 이 질문을 꽤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정체성이라.. 2026. 5. 21. 한국 엄마가 호주 교육에서 충격받은 것 — 자율·실패·기다림 한국에서 자란 저는 교육이 어떤 것인지 나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 그 방향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제가 알던 교육과 전혀 다른 것들을 마주했습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나중엔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선생님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가르쳤습니다준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오늘 우리한테 선생님 말이 틀릴 수도 있대요. 그러니까 뭐든지 왜 그런지 물어봐도 된대요."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췄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저는 선생님 말씀에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무례한 일처럼 여겨지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선생님이 틀릴 수도 있다고 직접 말해주는 교사는 상상하기 어려웠.. 2026. 5. 20. 이전 1 ···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