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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육아58

호주에서 한국 명절 지키는 이유 — 정체성·문화·뿌리 설날 아침, 호주 집 거실에서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이게 뭔지 잘 몰랐고, 아이들은 왜 절을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한국 음식 냄새가 집 안에 퍼지고, 서툰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깔깔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게 번거롭고 어색해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아무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하냐고 물었습니다준이가 여덟 살 때였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가 한국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준이가 옆에서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 친구들은 아무도 이런 거 안 하는데 왜 우리는 해요?" 그 질문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한 나이였으니까요.저는 잠깐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준이는 반은 한국 사람이고 반은 호주 사.. 2026. 5. 20.
나이 차이 나는 형제 함께 노는 법 — 중재·공통점·기다림 다섯 살 차이 나는 형제자매를 키우고 있다면,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형은 규칙을 지켜야 하는 보드게임을 하고 싶고, 동생은 그냥 말을 집어던지고 싶습니다. 형은 진지하게 레고를 조립하는데 동생이 와서 무너뜨립니다. 같이 놀라고 해도 결국 따로 놀고, 억지로 같이 놀게 하면 싸움이 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했습니다.다섯 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준이가 아홉 살, 지안이가 네 살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다섯 살 차이지만, 실제 발달 단계로는 훨씬 더 크게 느껴집니다. 준이는 규칙이 있는 게임을 즐기고, 혼자 책을 읽고, 복잡한 레고를 조립합니다. 지안이는 아직 규칙보다 감정이 먼저이고, 집중 시간이 짧고,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울음이 나옵니다.처음엔 둘이 함께 노는 시간을 억지로 .. 2026. 5. 19.
호주 초등학교 숙제 없는 이유 — 자율·깊이·균형 처음 호주 학교에 준이를 보내고 나서,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확인하려다 멈칫했습니다. 숙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읽기 과제 하나, 간단한 수학 연습 몇 문제가 전부였습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저로서는 낯설고 솔직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어도 괜찮은 걸까. 그 의문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풀렸습니다.호주 학교가 숙제를 적게 내는 이유준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올해 학습 방향을 설명하면서 숙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숙제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읽기 과제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게 하고, 수학 과제는 한 개념을 깊이 이해하는 문제로 구성한.. 2026. 5. 17.
아이 심부름 시키는 법 — 독립심·책임감·신뢰 아이에게 혼자 뭔가를 맡겨본 적 있으신가요?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실패하면 어쩌나 싶어 결국 부모가 대신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준이에게 처음으로 혼자 심부름을 맡겼던 날,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준이에게도, 저에게도 작은 전환점이 됐습니다.처음 혼자 심부름을 시킨 날준이가 일곱 살 때였습니다. 집 근처 작은 슈퍼마켓에 우유를 사러 가야 했는데, 지안이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깨우기도 그렇고, 안고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준이가 옆에 있었습니다.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습니다. "준이야, 엄마 대신 슈퍼마켓에서 우유 하나만 사올 수 있어?"준이 눈이 커졌습니다. 혼자 가도 되냐고, 정말이냐고 몇 번씩 확인했습니다. 저도 속으로는 걱정이 됐습.. 2026. 5. 17.
워킹맘 죄책감 극복법 — 균형·현존·자기돌봄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반가워서 달려오는 아이를 보며 기쁘면서도 가슴 한켠이 무거웠던 적 있으신가요? 오늘 하루도 아이와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는 생각, 일하는 내내 아이가 걱정됐다는 생각. 워킹맘이라면 한 번쯤 안고 사는 감정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랬습니다.워킹맘의 죄책감은 어디서 오는가호주로 이민을 오고 나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유학원에서, 그다음에는 호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일했습니다. 준이가 어릴 때부터 일과 육아를 함께 했습니다.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아침마다, 뒤를 돌아보며 걸어가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특히 지안이가 태어난 후가 더 힘들었습니다. 준이 과외 활동 라이딩에, 지안이 어린이집 등하원에, 퇴근 후 저녁 준비까지. 몸이 두 개여도 부족한 일.. 2026. 5. 16.
아이에게 화내지 않는 법 — 긍정언어·루틴·사과 오늘은 절대 화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시작되고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높아진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가방을 안 챙겼다는 것 때문에, 학습지를 늦게 시작했다는 것 때문에. 매일 똑같은 이유로, 매일 같은 후회를 했습니다. 화내는 엄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것들, 그리고 실제로 달라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매일 다짐하고 매일 무너졌습니다준이와의 갈등은 주로 아침 루틴에서 생겼습니다. 가방을 미리 챙겨두지 않거나, 옷을 아무 곳에나 던져두거나, 학교 갈 준비가 늦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인데 매일 같은 상황이 생기니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매일 똑같은 잔소리의 반복이었을 겁니다.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202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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