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00 호주 초등학교 첫날 경험 — 입학문화·자율·다양성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은 어느 나라에서나 부모에게 특별한 순간입니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준이의 첫 등교를 경험했을 때, 한국에서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당황스러웠던 것도 있고, 생각보다 좋았던 것도 있었습니다.입학식이 없었습니다준이가 호주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던 날, 저는 한국식 입학식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강당에 모여 교장 선생님 말씀을 듣고, 담임 선생님을 처음 만나고, 사진을 찍는 그런 장면이요. 그런데 호주 학교에는 그런 형식의 입학식이 없었습니다.그냥 등교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 앞에 서 있었고,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선생님이 준이에게 안녕, 여기 앉아도 돼라고 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너무 가.. 2026. 5. 23. 스크린 없는 주말 보내는 법 — 자연·놀이·대화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텔레비전과 게임을 찾습니다. 그걸 막으면 심심하다며 늘어지고, 허용하면 하루가 화면 앞에서 끝납니다. 스크린 없이 주말을 보내는 게 가능한 일인지,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방법이 생겼습니다.스크린을 끄면 처음엔 난리가 납니다처음 스크린 없는 주말을 시도했을 때 준이의 반응은 예상대로였습니다. 심심해요, 할 게 없어요. 텔레비전을 안 켜면 어색하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저한테 와서 뭐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기회였습니다.그날 거실에 레고를 꺼냈습니다. 제가 먼저 앉아서 만들기 시작하니 준이가 옆에 앉았습니다. 지안이도 왔습니다. 두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텔레비전을 찾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이 없어서 지루했던 것이 아니라, 스크린이 있으면 다른 것을 할 이유가 없었.. 2026. 5. 23. 호주 학교 자기주도성 교육의 핵심 — 선택·책임·과정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공부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상에 앉는 아이, 그게 가능한 일인지,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 호주 학교에서 준이를 키우면서 그 답의 일부를 직접 보게 됐습니다.선택이 있어야 주도성이 생깁니다준이 학교에서는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 큰 주제 안에서 어떤 각도로 탐구할지를 아이가 직접 정합니다. 환경 관련 주제가 나오면 준이는 공룡 시대의 기후 변화와 연결해서 탐구했습니다. 본인이 관심 있는 방향으로 가니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발표 날 다른 아이들 앞에서 설명하는 모습에 자신감이 달랐습니다. 억지로 배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낸 것이라는 태도가 보였습니다.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 때도 비슷했습니다. 준.. 2026. 5. 22.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 아이가 한국 다녀온 후 달라진 것 — 언어·정체성·적응해외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모국어를 유지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겪어본 부모라면 알 겁니다. 학원을 보내도, 책을 읽어줘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는 점점 영어가 더 편해집니다. 그런데 매년 한국을 다녀오고 나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 짧은 2~3주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이야기합니다.한국에 가면 언어가 살아납니다호주에서 준이는 한국어로 말을 걸어도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빠가 영어 원어민이고 학교에서도 영어를 쓰다 보니,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한 언어가 됐습니다. 특정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넘어가버립니다.그런데 한국에 도착하고 이틀이 지나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이모, 사촌들과 이야기하려면 한.. 2026. 5. 22. 호주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 — 환경·허용·사고력 호주 학교에 처음 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중에도,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과 대화할 때도. 뭔가 모르면 그냥 손을 들고 물었습니다. 눈치를 보거나 망설이는 모습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저에게는 낯선 장면이었습니다.질문이 환영받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준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집에서도 왜요?를 자주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처음엔 그 질문들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왜 물은 아래로 흐르냐는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바로 대답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질문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준이가 세상을.. 2026. 5. 21. 아이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 정체성·소속감·대화 준이가 일곱 살 때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이에요, 호주 사람이에요?"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었지만, 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말해주는 것이 맞을지 순간 고민이 됐습니다. 그날의 대화가 시작이 됐습니다.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 먼저 들었습니다바로 대답하기 전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준이는 학교에서 친구가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라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준이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호주 사람이고.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고를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준이가 이 질문을 꽤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정체성이라.. 2026. 5. 21.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