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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역할18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환경 학습지보다 강력했던 것 준이 친한 친구가 구몬 학습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날, 저는 갑자기 불안해졌습니다. 준이는 태권도, 수영, 피아노를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예술도 하고 있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공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그날 처음 밀려왔습니다. 친구 엄마는 하고 있는데, 나는 엄마로서 뭔가를 빠뜨리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준이에게 물어보니 기꺼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 기대도 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앉아서 학습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부 습관이 잡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게 구몬을 시작했습니다.책을 읽는 아이에게 그만 읽으라고 했습니다방과 후에는 과외 활동이 있어 집에 오면 시간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학습지는 아침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날 분량을 .. 2026. 4. 19.
스크린 타임 — 유튜브, 게임을 둘러싼 아이와의 협상과 규칙 무조건 못 보게 했더니 생긴 일스크린 타임, 막는 것보다 다루는 법이 중요합니다처음에는 그냥 못 보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튜브도, 게임도 아이에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접근 자체를 막았습니다.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준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친구랑 놀 생각은 안 하고 미디어 시청만 했다는 겁니다. 볼 기회가 생기니 한없이 보려 했던 거였습니다. 집에서 못 보게 막으면 막을수록, 밖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더 집착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금지가 오히려 욕구를 키운 셈이었습니다. 규칙을 바꿨습니다그때부터 방향을 바꿨습니다. 못 보게 막는 대신, 어떻게 볼 것인지를 아이와 함께 정하기로 했습니다.유튜브는 하루 30분입니다. 보기 시작하기.. 2026. 4. 18.
태권도 시합에서 2등을 받아온 날아이의 실패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날 저는 시합장에 없었습니다. 일 때문에 준이를 혼자 보내야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부모가 옆에서 응원하는데, 저희 아이만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준이는 씩씩하게 들어갔습니다.시합이 끝나고 아이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패턴과 스파링에서 각각 2등과 3등을 했다고. 저는 일단 "수고했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기분을 살폈습니다. 전화 너머로 아이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아이가 다른 아이를 탓했습니다집에 돌아온 준이는 패턴 경합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함께 경합하던 아이가 실수를 했는데, 그 바람에 자신도 패턴을 잊어버렸다는 겁니다. 목소리에 억울함이 묻어있었습니다. 그 아이만 아니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고, 명확하게 탓했습니다.솔직히 그 순간, 하고 싶은 .. 2026. 4. 16.
아이의 꿈을 대하는 법: 고고학자, 태권도 사범, 쓰레기 연구학자 — 다 괜찮습니다 아이의 꿈을 대하는 법 고고학자, 태권도 사범, 쓰레기 연구학자 — 다 괜찮습니다준이가 처음 고생물학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저는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공룡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였으니 그 꿈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속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데, 과거를 연구하는 직업이 맞을까.'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건 정말 좋은데, 미래를 연구하는 과학자도 멋있지 않겠냐고요. 아이는 제 말을 듣더니 잠깐 생각하는 척하다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고생물학자 할 거예요."그러고는 얼마 뒤, 고생물학으로 유명한 미국 대학들을 스스로 검색해서 제게 보여줬습니다. 어느 대학 프로그램이 좋다더라, 거기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더라. 저는 그 모.. 2026. 4. 15.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더니 생긴 일 독서 습관, 읽히지 말고 읽어주세요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영상을 하나 보여주신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Room on the Broom을 읽어주고 계신 장면이었는데, 한쪽 구석에 준이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준이는 그 앞 내용을 줄줄 이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외운 겁니다. 잠자리에서 열 번도 넘게 들었던 이야기를.그 영상을 보는 내내 신기하기도 하고, 솔직히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읽어주는 동안 아이가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그냥 잠이 오니까 옆에 있는 건지 가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는 매 순간 다 듣고 있었습니다.첫째와 둘째, 달랐습니다준이는 어렸을 때부터 잠자리 독서를 함께 했습니다. Julia Donaldson의 책들을 특히 좋아했는데, Room .. 2026. 4. 13.
자녀 교육법 (교육 철학, 자기주도학습, 학습 환경) 50세가 될 때까지 자신의 뜻대로 살아본 시간이 없었다는 한 치과의사의 고백이 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도 어쩌면 지금 아이에게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여행을 간 사촌이 맡기고 간 기니피그를 먼저 돌보겠다는 아이에게 학습지를 먼저 끝내라고 나무란 일이 생각납니다. 기니 피그를 책임감 있게 돌보자고 한 아이의 마음을 살펴주는 대신, '공부 강요'를 하는 것이 옳았던 것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아이의 꿈을 응원한다면서, 실은 불안했습니다저희 아이는 꿈이 참 많습니다. 고생물학자, 태권도 선생님, 우주비행사. 게다가 그 꿈들을 이어붙인 계획도 있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고생물학을 연구하고, 40대에 귀국해 태권도를 가르치며 또 다른 꿈을 찾겠.. 2026.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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