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4 스크린 타임 — 유튜브, 게임을 둘러싼 아이와의 협상과 규칙 무조건 못 보게 했더니 생긴 일스크린 타임, 막는 것보다 다루는 법이 중요합니다처음에는 그냥 못 보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튜브도, 게임도 아이에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접근 자체를 막았습니다.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준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친구랑 놀 생각은 안 하고 미디어 시청만 했다는 겁니다. 볼 기회가 생기니 한없이 보려 했던 거였습니다. 집에서 못 보게 막으면 막을수록, 밖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더 집착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금지가 오히려 욕구를 키운 셈이었습니다. 규칙을 바꿨습니다그때부터 방향을 바꿨습니다. 못 보게 막는 대신, 어떻게 볼 것인지를 아이와 함께 정하기로 했습니다.유튜브는 하루 30분입니다. 보기 시작하기.. 2026. 4. 18. 태권도 시합에서 2등을 받아온 날아이의 실패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날 저는 시합장에 없었습니다. 일 때문에 준이를 혼자 보내야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부모가 옆에서 응원하는데, 저희 아이만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준이는 씩씩하게 들어갔습니다.시합이 끝나고 아이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패턴과 스파링에서 각각 2등과 3등을 했다고. 저는 일단 "수고했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기분을 살폈습니다. 전화 너머로 아이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아이가 다른 아이를 탓했습니다집에 돌아온 준이는 패턴 경합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함께 경합하던 아이가 실수를 했는데, 그 바람에 자신도 패턴을 잊어버렸다는 겁니다. 목소리에 억울함이 묻어있었습니다. 그 아이만 아니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고, 명확하게 탓했습니다.솔직히 그 순간, 하고 싶은 .. 2026. 4. 16. 아이의 꿈을 대하는 법: 고고학자, 태권도 사범, 쓰레기 연구학자 — 다 괜찮습니다 아이의 꿈을 대하는 법 고고학자, 태권도 사범, 쓰레기 연구학자 — 다 괜찮습니다준이가 처음 고생물학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저는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공룡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였으니 그 꿈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속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데, 과거를 연구하는 직업이 맞을까.'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건 정말 좋은데, 미래를 연구하는 과학자도 멋있지 않겠냐고요. 아이는 제 말을 듣더니 잠깐 생각하는 척하다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고생물학자 할 거예요."그러고는 얼마 뒤, 고생물학으로 유명한 미국 대학들을 스스로 검색해서 제게 보여줬습니다. 어느 대학 프로그램이 좋다더라, 거기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더라. 저는 그 모.. 2026. 4. 15. 자기주도학습의 필수조건 (선행학습, 학습동기, 회복탄력성) 아이가 중학교 때까지 전교 상위권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자마자 성적이 뚝 떨어졌다는 이야기,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저도 그 당사자였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열심히 공부했고 전교 1등도 여러 번 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그 성적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지금 제 아이를 키우면서, 그 이유를 조금씩 이해하게 됐습니다.선행학습보다 깊이가 먼저입니다혹시 "빨리 배우면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고 계신가요? 강남 대치동 학군에서도 이 방식이 얼마나 역효과를 내는지 이미 많이 목격됐다고 합니다. 개념 이해 없이 빠르게 진도를 뽑아둔 아이들이 결국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처음부터 다시 개념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여기서 .. 2026. 4. 14.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더니 생긴 일 독서 습관, 읽히지 말고 읽어주세요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영상을 하나 보여주신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Room on the Broom을 읽어주고 계신 장면이었는데, 한쪽 구석에 준이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준이는 그 앞 내용을 줄줄 이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외운 겁니다. 잠자리에서 열 번도 넘게 들었던 이야기를.그 영상을 보는 내내 신기하기도 하고, 솔직히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읽어주는 동안 아이가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그냥 잠이 오니까 옆에 있는 건지 가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는 매 순간 다 듣고 있었습니다.첫째와 둘째, 달랐습니다준이는 어렸을 때부터 잠자리 독서를 함께 했습니다. Julia Donaldson의 책들을 특히 좋아했는데, Room .. 2026. 4. 13. 호주와 한국의 육아 환경 비교 (포용교육, 자유놀이, 여백) 한국에서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는 일반 학교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전문학교를 찾아 이사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이모에게서 전해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호주에서는 자폐 진단이 그렇게까지 삶을 바꿔놓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포용교육: 장애 아이와 함께 자라는 것이 교육이다인클루전 에듀케이션(Inclusion Educ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인클루전 에듀케이션이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같은 교실에서 함께 배우는 교육 철학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특수학급이 따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급 안에 다양한 필요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방식입니다.호주는 이 원칙을 꽤 오랜 시간 실제 교실에서 실천해 왔습니.. 2026. 4. 12.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