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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한국 명절 지키는 이유 — 정체성·문화·뿌리 설날 아침, 호주 집 거실에서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이게 뭔지 잘 몰랐고, 아이들은 왜 절을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한국 음식 냄새가 집 안에 퍼지고, 서툰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깔깔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게 번거롭고 어색해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아무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하냐고 물었습니다준이가 여덟 살 때였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가 한국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준이가 옆에서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 친구들은 아무도 이런 거 안 하는데 왜 우리는 해요?" 그 질문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한 나이였으니까요.저는 잠깐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준이는 반은 한국 사람이고 반은 호주 사.. 2026. 5. 20.
아이 유튜브 제한보다 어려운 것 — 부모폰·본보기·규칙 아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고, 규칙도 만들고 알람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아이 옆에서 정작 제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그만 보라고 말하면서, 저는 소파에 앉아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아이가 지적했을 때, 할 말이 없었습니다.아이보다 제가 먼저 문제였습니다준이 유튜브 시청 시간을 줄이려고 여러 방법을 썼습니다. 알람을 맞춰두고, 보기 전에 몇 개 볼지 미리 정하게 했습니다. 처음엔 효과가 있었습니다. 알람이 울리면 준이가 스스로 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준이가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왜 맨날 폰 봐요?"그 말이 찔렸습니다. 생각해보니 퇴근하고 나서 소파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냈습니다. 뉴스를 확인하거나, 카카오톡.. 2026. 5. 19.
나이 차이 나는 형제 함께 노는 법 — 중재·공통점·기다림 다섯 살 차이 나는 형제자매를 키우고 있다면, 이 장면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형은 규칙을 지켜야 하는 보드게임을 하고 싶고, 동생은 그냥 말을 집어던지고 싶습니다. 형은 진지하게 레고를 조립하는데 동생이 와서 무너뜨립니다. 같이 놀라고 해도 결국 따로 놀고, 억지로 같이 놀게 하면 싸움이 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했습니다.다섯 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준이가 아홉 살, 지안이가 네 살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다섯 살 차이지만, 실제 발달 단계로는 훨씬 더 크게 느껴집니다. 준이는 규칙이 있는 게임을 즐기고, 혼자 책을 읽고, 복잡한 레고를 조립합니다. 지안이는 아직 규칙보다 감정이 먼저이고, 집중 시간이 짧고,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울음이 나옵니다.처음엔 둘이 함께 노는 시간을 억지로 .. 2026. 5. 19.
독서교육 실패 후 바꾼 방식 — 선택권·반복·환경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열심히 사줬습니다. 도서관도 자주 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책을 집어 들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앉혀 읽히면 5분도 안 돼서 딴 곳을 바라봤습니다. 독서 교육이라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건가 싶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실패했던 방식들, 그리고 그 이후 달라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독서 교육에서 제가 했던 실수들준이가 다섯 살 무렵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히고 싶어서 매주 도서관에 갔고, 그때마다 제가 골라준 책들을 빌려왔습니다. 아이에게 좋을 것 같은 책, 교육적인 내용이 담긴 책, 수상 경력이 있는 책들이었습니다. 집에 오면 오늘 빌려온 책을 읽자고 했습니다.준이는 제가 고른 책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두 페이지 보다가 덮거나, 그림만 훑어보고 내려놨습니다... 2026. 5. 18.
거실 공부 1년 해보니 — 집중력·루틴·분위기 아이 방에 예쁜 책상을 들여놓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막상 혼자 들어가면 장난감을 만지거나 멍하니 있다가 나오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혼자 두면 집중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거실에서 공부시키는 건 시끄럽고 산만할 것 같아 선뜻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거실 공부로 바꾼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달라진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아이 방 공부가 실패한 이유처음엔 준이 방에 공부 공간을 따로 만들어줬습니다. 책상 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필요한 것들을 손에 닿는 곳에 뒀습니다.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스스로 앉아서 공부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방에 들어가면 어느새 레고를 꺼내 만들고 있거나, 책상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하거나, 창밖을 멍하니 보고.. 2026. 5. 18.
호주 초등학교 숙제 없는 이유 — 자율·깊이·균형 처음 호주 학교에 준이를 보내고 나서,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확인하려다 멈칫했습니다. 숙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읽기 과제 하나, 간단한 수학 연습 몇 문제가 전부였습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저로서는 낯설고 솔직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어도 괜찮은 걸까. 그 의문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풀렸습니다.호주 학교가 숙제를 적게 내는 이유준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올해 학습 방향을 설명하면서 숙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숙제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읽기 과제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게 하고, 수학 과제는 한 개념을 깊이 이해하는 문제로 구성한.. 2026.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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